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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남성의 패션우상···168㎝ '키작남'이 알려준 옷 잘입는 법

‘작은 키(168㎝)와 노안’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라는 말은 쉽다. 하지만 한없기 길고 가녀린 10대 모델에 열광하는 패션 세계에서 가장 불리한 특징을 장점으로 내세우긴 어렵다.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 패션 아이콘 닉 우스터(59)는 이걸 해낸 독보적 인물이다.  
열여섯살 옷가게 점원을 시작으로 일평생 패션 광고, 패션 유통 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여러 부침과 좌절을 겪은 뒤 패션 아이콘이 된 것은 2010년께, 50대가 되어서다. 유명 스트리트 패션 사진작가 스콧 슈먼이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그의 사진을 찍어 소개한 것을 계기로, 말하자면 팔자가 바뀌었다. 현재는 남성이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면 꼭 팔로우해야 할 인물, 한국 남성이 가장 좋아하는 패션 인플루언서로도 통한다.  
17일 이탈리아 캐주얼 브랜드 폴앤샥과의 협업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편집숍 란스미어에서 만났다. 한국 방문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 옷 잘 입는 남성이 되는 비법을 물었다.      
 17일 서울 한남동 편집숍 란스미어에서 포즈를 취한 닉 우스터. 자신이 협업한 폴앤샥X닉우스터 라인 옷으로 차려 입었다. 이 브랜드는 삼성물산 란스미어가 단독 수입 전개한다.       [사진 삼성물산]

17일 서울 한남동 편집숍 란스미어에서 포즈를 취한 닉 우스터. 자신이 협업한 폴앤샥X닉우스터 라인 옷으로 차려 입었다. 이 브랜드는 삼성물산 란스미어가 단독 수입 전개한다. [사진 삼성물산]

 
남자의 옷장에 옷이 얼마나 있어야 하나.  
가능한 한 적을수록 좋다. 물론 난 거의 재앙 수준으로 많은 옷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의 경우 가능한 옷장을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 같다. 
 
그 단순함을 정의해달라.   
집에 얼마나 수납공간이 있는지에 따라 매우 다르겠다. 옷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오히려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한다. 몇벌의 아주 좋은 옷만 있으면 된다.아우터(외투) 4~5벌, 수트 4~6벌, 티셔츠 20~30개, 여기에 스웨터 20벌 정도. 물론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각각에 꼭 맞는 수량을 내가 정해줄 수는 없지만, 옷을 차려입는 행위는 간단해야 한다.   
 
17일 서울 한남동 편집숍 란스미어에서 인터뷰 중인 닉 우스터.              [사진 삼성물산]

17일 서울 한남동 편집숍 란스미어에서 인터뷰 중인 닉 우스터. [사진 삼성물산]

당신은 자신의 옷장에 있는 옷을 다 기억하나.  
전혀 그렇지 못하다. 핵심적인 옷은 기억하고 있지만,‘이걸 도대체 언제 산 것이지’ 하는 옷이 자주 튀어나온다.  
 
패션 취향에 늘 일관성이 있었나.
고등학교 이후 바뀐 적이 없다. 물론 진화하지만 내 취향은 언제나 클래식이다. 아이템으로 말하자면 옥스퍼드 셔츠, 치노 팬츠(면바지), 윙팁(날개 모양의 구두코) 슈즈, 쓰리 버튼 수트와 재킷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요즘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남성복 트렌드나, 디자이너가 있다면.
난 트렌드 예언을 하지 않는다. 다만 스타일 남성복의 캐주얼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재단적인(tailoring) 요소, 클래식한 요소를 조금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미니멀한 요소도 눈에 띈다. 몇 년간 지배적이었던 브랜드 로고와 화려한 그래픽이 여전하지만, 조금 단순해졌고 로고 사이즈는 작아졌다.  
 
 2010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유명 길거리 패션 작가 스콧 슈먼이 찍은 닉 우스터. 우스터는 이 사진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 반열에 올랐다.         [출처 사토리얼리스트]

2010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유명 길거리 패션 작가 스콧 슈먼이 찍은 닉 우스터. 우스터는 이 사진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 반열에 올랐다. [출처 사토리얼리스트]

한국 남성의 옷차림에서는 어떤 특징이 보이나.    
한국에 길게 있진 않았지만, 관찰한 바로는 한국 남성은 도쿄와 뉴욕, 파리 런던의 패션과 완전히 같은 스타일을 입는다. 이른바 인터내셔널 패션 스타일이 잘 정착된 것 같다.  
 
중년 남성이 옷을 트렌드에 맞게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쉽게도 결코 갑자기 트렌디해질 수 없다. 패션도 뮤지컬 등 문화에 대한 지식이나 운동, 취미처럼 인생이 녹아있는 것이고 경험치를 쌓아가야 한다. 어제보다 조금 나은 모습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트렌디해진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40~50세에 갑자기 하루아침에 트렌디해지기로 결심했다면, 난 말리고 싶다. 그 나이 때는 새삼스럽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늦었다.  
그래도 이제라도 신경 쓰기로 한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인스타그램, 잡지,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소스를 눈여겨봐라. 집을 고치기로 결심하면 여러 자료를 모으고 참고하는 것과 같다. 또 하나. 조금 더 나아 보이려면 한가지 색으로 옷을 입어라. 거의 모든 남성에겐 네이비 블루(남색)가 잘 어울린다. 날씬해 보이고 키가 커 보이는 색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 것 같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인은 체형이 크지 않아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듯하다. 그리고 젊지 않은 나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결국 내 키와 나이, 이 두 요소인 것 같다.    
 
한국에는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단어가 있다. 잘생기면 무엇을 입어도 좋아 보이는 것 아닌가.     
바꿀 수 없는 조건을 아쉬워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보다 오히려 운동해야 한다. 살을 빼라는 게 아니라 체형과 무관하게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얼굴이나 신체 조건의 물리적인 변화가 아니라 태도가 바뀔 것이다. 이런 변화한 태도를 통해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조망하게 된다. 보다 나은 자아가 만들어지고 이는 밖으로 표출될 것이다. 난 거의 매일, 최소 1주일에 5일 운동을 하는데, 정신적 건강을 위한 것이다. 물리적 형태(얼굴)는 중요하지 않다.  
 
패션에 대한 철학, 패션 업계 종사자로서 철학이 있다면.  
패션은 단순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이어 우아함도 중요하다. 난 절제의 미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 그리고 일할 때는 상사가 오기 전 출근하고 그보다 1초라도 늦게 퇴근하라. 그게 가장 영리한 처신이 될 것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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