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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괴물, 7번 막을 기회 있었다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안모(42)씨가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여성·아이·노인이다. 지난해 12월 박모(30) 환자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데 이어 ‘묻지마 범죄’가 또 발생했다. 안씨도, 박씨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는 이웃이었고, 한순간에 괴물로 돌변했다. 이번에도 역시 허술한 정신질환자 관리체계가 민낯을 드러냈다. 안씨는 약 10년간 정신질환을 앓아왔지만 3년 전 치료가 마지막이었다.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는 2015년 12월부터 해당 아파트에 입주해 혼자 생활해 왔다. 이날 오전 4시25분쯤 자신의 집 거실과 방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인 신문지를 방안으로 던져 불을 내고 2층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이 서장은 “피의자가 범행을 시인했으나 동기에 대해서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에 방어하기 위해 그랬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아래 사진),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아래 사진),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위쪽),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위쪽),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위쪽),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가운데),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17일 진주 방화 및 흉기 살인사건의 희생자 최모(18)양 가족이 범인 안모(42)씨의 상습적 위협에 설치한 CCTV 화면. 지난달 12일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이날 오후 6시쯤 안씨가 쫓아오자 시각장애가 있는 최양이 집 안으로 급히 들어가고 있고(위쪽), 안씨가 벨을 누르다 반응이 없자(가운데), 1시간 반 뒤인 오후 7시34분 다시 찾아와 문 앞에 오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사진 피해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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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 주변 증언과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범행 동기가 정신질환인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안씨는 2010년 충남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정밀 정신감정을 받고 나서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2015년 1월~2016년 7월 진주의 정신병원에서 조현병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았다. 안씨는 외톨이였다. 직장이 없고, 일부 가족 외에는 연락을 끊고 고립됐다. 치료를 권하거나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묻지마 살인을 벌이는 정신질환자는 대부분 본인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의로 퇴원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씨는 치료감호소까지 다녀왔는데 지역사회로 돌아와서 별다른 관리 없이 동네에서 살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씨는 이웃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윗집에서 벌레를 던진다’며 아무도 없는 윗집에 가서 고함을 질렀다. 지난달에는 윗집에 사는 최모(18)양이 귀가할 때 쫓아가 초인종을 계속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 최양은 살해됐다. 아파트 단지에서 올해만 경찰에 다섯 번 신고했지만 네 번은 경찰이 “사안이 가볍다”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만 윗집 문에 간장·식초를 뿌린 것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도 안씨를 강제 이사시켜 달라고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이수정 교수 “살인범 우발적이라기보다 상당히 계획적” 
 
하지만 LH 측은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묵살했다고 최씨 가족은 주장했다.  
 
안씨는 1월 진주자활센터 직원이 커피를 타주자 “마시고 몸에 부스럼이 났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직원을 폭행해 벌금형(300만원)을 받았다. 경찰·LH가 일곱 번 안씨를 응급입원·행정입원(강제입원)·이주시키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병원의 전문가와 연결할 수 있었으나 그리하지 않았다.
 
안씨의 한 지인은 “안씨가 원래 순한 사람인데, 20대 초반에 산재를 당하고 나서 피해망상 같은 게 심해졌다. 가족이 밥을 주면 ‘독을 탄 게 아니냐. 진주 사람들이 다 안다’고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공주감호소를 지칭)에 갔다 온 뒤 완전히 심해졌다. 가족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약을 먹고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안씨의 지인은 “본인이 스스로 치료를 받았고, 나아졌다. 그런데 병원에 안 다닌 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 중 극소수가 편집증적인 망상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고 여기는 사람을 공격해야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묻지마 흉기난동이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안씨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이 교수는 “안씨의 범행은 우발적이라기보단 상당히 계획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질환이 있었다 해도 범행 당시엔 충분한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신질환자를 그나마 관리할 데가 보건소 산하 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정신센터)다. 하지만 안씨도, 박씨도 관리를 받지 못했다. 박정숙 진주시보건소 정신건강관리팀장은 “안씨는 보건소에 등록되지도 않았고,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다는 사례 보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안씨를 정신센터로 연계하지 않아 몰랐다는 것이다. 정신센터 직원 1명이 70~100명을 담당하기 때문에 제대로 돌보기도 쉽지 않다. 센터가 없는 시·군·구가 15군데나 된다.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22%만 전문의 상담을 받았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은 퇴원 환자 위주로 지원·관리하게 돼 있어 지역사회에 방치된 사람들은 사각지대에 놓인다”며 “치료를 중단하고, 병세가 악화되면 신속히 파악해 치료받는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주=위성욱·김윤호·남궁민 기자, 이에스더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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