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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집행정지 신청 박근혜···최종 결정권자는 윤석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왼쪽)의 모습.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왼쪽)의 모습. [중앙포토]

"윤길자씨 사건 이후 더 엄격해져서요, 쉽지 않을 겁니다"
 
검찰의 형 집행정지 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형사소송법상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주장한 박 전 대통령의 '허리 디스크와 척추질환'이 집행정지 요건이 되기 어렵고, 2013년 이대생 청부살인으로 복역 중이던 영남제분 회장의 전 아내 윤길자씨의 '황제 수감' 논란 뒤 집행정지 결정 과정이 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변호사는 이날 형 집행정지 신청은 "변호인으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책임과 도리"라며 "박 전 대통령의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 등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고 불에 데인 것 같은 통증과 칼로 살을 베는 듯한 통증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 변호사는 또한 "극단적인 국론 분열을 막고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검찰의) 전향적인 조치를 바란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적인 책임은 진행 중인 재판이 완료된 이후에 국민들의 뜻에 따라 물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유영하 변호사가 1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법조계에선 유 변호사가 제시한 사유만으로 형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길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사진은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공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유영하 변호사가 1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법조계에선 유 변호사가 제시한 사유만으로 형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길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사진은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공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뉴스1]

형사소송법상 형 집행정지 요건은 수감자가 ▶형의 집행으로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염려가 있을 때 ▶70세 이상일 때 ▶잉태 후 6개월 이후 ▶출산 후 60일 이내 ▶직계 존속이나 유년 비속의 보호자가 없을 때 등이다.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보석이나 형이 면제되는 사면과 달리 형 집행정지는 수감자의 사정에 따라 형의 적용을 미루는 것이다. 집행정지 기간은 수감 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관련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집행정지 결정은 검찰 내부의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가 맡게된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공판을 담당하는 박찬호 2차장을 위원장으로 5명 이상 10명 이하의 내·외부 위원으로 위원회가 구성된다. 
 
외부위원 중에 의사가 1명 이상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위원회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최종 결정은 심의결과를 보고받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내린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장이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말했다.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사건' 주범인 윤길자씨(68·여)의 남편인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66)이 2013년 허위진단서 의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받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가 밀가루 세례를 받는 모습. [뉴스1]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사건' 주범인 윤길자씨(68·여)의 남편인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66)이 2013년 허위진단서 의뢰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받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가 밀가루 세례를 받는 모습. [뉴스1]

과거 형 집행정지 결정은 심의위원회 절차 없이 검사가 직권으로 결정했다. 그러다 2013년 윤길자씨의 형 집행정지 황제 수감 논란이 있은 뒤 2015년 7월 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조문(471조의 2)이 추가됐다 
 
윤씨는 당시 청부살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허위진단서를 통해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 병원 VIP실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허위진단서를 작성했던 서울 세브란스병원 박모 교수가 기소됐고 2017년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윤씨의 전 남편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은 허위진단서 의뢰 혐의는 무죄, 영남제분 계열사 횡령 혐의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박 교수에게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한 이유로 "잘못된 형 집행정지 결정의 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암 걸린 수감자도 형 집행정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일반 수감자들도 형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지만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한 의뢰인이 재판 중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돼 검찰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암 초기로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2017년 형 집행정지를 받은 수감자는 총 1281명이었다. 사유는 대부분 질병이었다. 예상보다 많은 숫자인 듯 하지만 이중 441명이 형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20명은 사면을 받았고 도주한 수감자는 8명이었다. 
 
같은 기간, 형 집행 신청 중 사망한 수감자도 92명에 달했다. 75명은 질병, 17명은 자살이었다. 양 변호사는 "형 집행정지에 해당하는 질병 사유를 검찰에서 너무 엄격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여성의 몸으로 오랜 구금생활을 했고 현재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여성의 몸으로 오랜 구금생활을 했고 현재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 심의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허리 디스크와 척추 질환 치료가 구치소 내 의료 시설과 통원 치료만으론 부족한지를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 변호사가 주장한 국민 통합 등 정치적 이유는 형 집행정지 요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의 구속기한이 만료돼 17일부터 기결수로 전환됐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지난해 11월 2년형이 먼저 확정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선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심의위원회 개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심의위원회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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