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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거울 속에 있는 쭈그렁 할배

기자
강인춘 사진 강인춘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12)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애써 모른 체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일부러 고개를 곧추들어 휘파람을 불며 작업실에 들어와
책상 의자에 깊숙이 앉으며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열고 마우스를 잡아 이리저리 흔들며
청탁받은 일러스트 작업에 온 정신을 몰두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 시간쯤 해서는 잊어버릴 만도 한데
조금 전 화장실에 비친 낯선 영감의 초상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린다.
정말 저놈의 쭈그렁 바가지 영감을 어찌할 거나….
 
자화자찬은 아니지만
그래도 젊었을 적 나의 얼굴은 조금은 괜찮은 얼굴이었다.
그런 얼굴이 일흔아홉 해를 넘어오는 동안 온통 굵은 주름으로 바뀌고 말았다.
기가 막힌다.
하긴 이 나이에 얼굴이 뭐 그리 중요할까?
흐르는 세월이 만들어 준 흔적인데….
그냥 마음을 달래자.
생긴 성질대로 반항해봤자 내 마음에 상처만 더 깊게 파일 것 같다.
세월이 나만 미워서 준 상처는 아니잖아.
 
나는 다시 마음을 바로잡으며 컴퓨터의 마우스를 잡는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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