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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기사회생 가시면류관·튜닉, 루브르에서 볼 수 있을까

화재 진화 직후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 연기가 자욱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화재 진화 직후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 연기가 자욱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 있던 문화유산들이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진다. 화재 피해를 복구하고 성당을 재건하는 동안 유물을 안전한 환경에서 관리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내린 결정이다.
 
 AFP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프랑크 리에스테 문화부 장관은 “노트르담 성당 내부 구조물 및 장식품 등이 루브르 박물관에 옮겨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탈습(脫濕) 및 일부 복원 등의 과정을 거쳐 박물관 수장고에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다. 구조한 문화재들을 루브르가 일반에 공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소방관과 시청 공무원들은 루브르에서 급하게 구조한 문화유산들을 임시로 파리 시청 예술품 창고에 옮겨놨다. 화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내부에 있는 주요 예술품들을 꺼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화재 진화 직후 “가시면류관과 튜닉, 다른 주요 작품들은 이제 안전한 곳에 옮겨졌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파리 시청과 루브르 박물관은 약 2.1㎞가량 떨어져 있다. 차로 7분, 도보로 20분가량 걸리는 거리다. CNN은 16~17일 이틀에 걸쳐 대부분의 문화유산이 루브르에 안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당초 불길에서 구해진 문화재들은 이른바 공무원들이 짠 ‘인간 사슬’을 통해 손에서 손으로 옮겨져 시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사한 것으로 알려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시면류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머리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면류관은 대표적인 가톨릭 성(聖) 유물로 1239년 생 루이로 불린 루이 9세가 콘스탄티노플 황제에게서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사한 것으로 알려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가시면류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머리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면류관은 대표적인 가톨릭 성(聖) 유물로 1239년 생 루이로 불린 루이 9세가 콘스탄티노플 황제에게서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을 완전히 복원하는 데는 적잖은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건물 재건에 “많은 날과 달”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대성당을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라며 “나는 5년 이내에 작업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성급하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의 예상 소요 시간은 더 길다. 미 CBS방송은 이날 영국 켄트대의 중세유럽사 전공인 에밀리 게리 부교수를 인용해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에 4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아주 빨리 한다면 아마도 20년이면 되겠지만 한 세대는 걸린다”는 전망을 전했다. CNN은 영국에서 가장 큰 성당인 요크민스터 복구에 관여했던 45년 경력 전문가 존 데이비드를 인용해 “작업은 아주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10년에서 12년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선은 불타고 남은 건물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게 급선무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전문가들이 48시간에 걸쳐 건물 내부의 긴급 안전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로랑 누네즈 내무부 차관의 말을 인용해 “전체적인 건축 구조물 상태는 좋지만 몇 가지 취약점이 확인됐다”면서 특히 성당 내부의 둥근 천장과 북쪽 지붕에 뚫린 커다란 구멍 부분의 안전조치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아직 미처 꺼내지 못한 문화재들은 이후 별도의 수거 작업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누네즈 차관은 “점검이 끝나면 소방관들과 문화재 전문가들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미수거 문화유산을 꺼내오는 작업을 먼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진압에는 총 15시간가량이 걸렸다. 파리 소방청은 16일 새벽 3시 30분쯤 주된 불길을 잡았다고 발표한 뒤에도 이날 오전 9시까지 잔불 정리작업을 벌였다.
 
 수사당국은 화재 원인 규명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파리 검찰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첨탑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던 문화재 복원업체 5곳의 현장 근로자 15명가량을 이미 대면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방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레미 하이츠 파리 검사장은 “현재까지 나온 어떤 상황도 방화 가능성을 가리키지 않고 있다”며 “이번 수사는 매우 길고 복잡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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