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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 중년 어린이대공원 “대수술 통해 테마파크와 경쟁”

16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한창인 4월 중순에도 공원 방문객이 늘지 않아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거의 없다. [김태호 기자]

16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한창인 4월 중순에도 공원 방문객이 늘지 않아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거의 없다. [김태호 기자]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이달 21일까지 벚꽃축제 기간이지만 예상보다 공원 안은 조용했다. 오후가 돼서야 10~30명 단위의 상춘객이 몰리면서 비로소 활기를 띠었다.
 
인근에 살고 있다는 정동화(여·68)씨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특히 주중엔 자녀와 함께 오는 가족들이 사라지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유아 20여 명을 데리고 소풍을 왔다는 김숙희(여·47) 교사는 “이렇게 넓은 공원에 밥 먹을 공간이 없어 돗자리를 깔았다”며 “아이들이 힘들어 해 다음에 또 오자는 말을 하기 어렵겠다”고 했다.
 
16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한창인 4월 중순에도 공원 방문객이 늘지 않아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거의 없다. [김태호 기자]

16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한창인 4월 중순에도 공원 방문객이 늘지 않아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거의 없다. [김태호 기자]

서울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심 공원’인 어린이대공원의 인기가 급속히 시들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입장객은 619만5000명이었다. 하루 평균 1만6900여 명꼴이다. 불과 6~7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그래픽 참조) 어린이날이 들어있는 매년 5월엔 130만~150만 명이 이곳을 찾았지만 최근엔 월 90만 명을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김만수(54) 어린이대공원 경비주임은 “요즘은 인근 주민들이 산책하러 주로 찾는다”며 “간판은 어린이대공원인데 실상은 어르신을 위한 공원이 된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김모(53)씨 역시 “한겨울이나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손님이 거의 없어 장사가 안된다”고 투덜거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겨울과 봄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 여름 폭염 등 날씨 요인이 야외 부지만 53만6088㎡(약 16만 평)인 어린이대공원엔 최대 악재로 꼽힌다. 막강한 경쟁자도 등장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근처의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나 건국대 입구 몰(mall), 경기도 하남의 스타필드 등에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 롯데월드엔 900만여 명이 몰렸다. 중국 관광객은 줄었지만 전망대·아쿠리아리움 등을 통해 국내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다. 스타필드 방문객은 한해 2200만~2300만 명에 이른다.
 
어린이대공원은 서울시가 소유주로, 서울시설공단이 관리를 대행한다. 전진우 서울시설공단 운영팀장은 “저출산 추세로 어린대공원뿐 아니라 과천 서울대공원 등 야외 공원 입장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다음 달까지 ‘어린이대공원 재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여기서 나온 결과물을 토대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1973년 개장한 이래 그동안 ‘부분 리모델링’만 있었는데 최초의 ‘대수술’이 되는 셈이다. 유영봉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장은 “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합한 시설을 새로 짓고, 자연 공간은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구조 개선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대공원의 변화 모색에 대해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이곳에서 5년째 청소를 하는 이돈재(64)씨는 “덴마크에 있는 ‘안데르센박물관’ 같이 특색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만수 주임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유치원 교사를 컨설턴트로 모셔서 아이디어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대공원 경영 컨설팅을 진행했던 최봉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린이대공원은 우수한 교통과 입지 요건이 강점”이라며 “볼거리·즐길거리를 확충하는 것은 물론 운동이나 환경, 친(親) 반려동물 같은 분명한 차별화 요소를 갖춘다면 실내 테마파크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재·김태호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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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