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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35] 우리가 쓰고 있는 가면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 ‘페르소나’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가수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단편 영화도, 국내는 물론 영미권 차트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도 마치 수수께끼를 던지듯 페르소나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런 가면을 쓰고 있는데,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냐고 묻듯이.
 
칼 구스타프 융이 제시한 분석심리학 용어가 일상으로 파고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단 카메라 앞에 선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가면이 필요한 순간이 많아져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해도 그렇다. 가까스로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 시대에 걸맞은 인격을 갖췄다면 이제 ‘틱톡’용도 필요하다. 15초짜리 동영상 세계에서는 ‘꿀잼’만이 살아남는다.
 
이처럼 ‘나’를 보여줄 곳은 많아졌는데 정작 스스로에 대해 탐구할 기회는 더 적어졌다. 이미 정답이 정해진 사회에서 취향마저 강요된 탓이다. SNS에 올라온 유명 맛집에 가서 올린 사진을 보면 메뉴는 물론 각도까지 똑같다. 융에 따르면 “자아와 의식은 태어나서 자라고 교육받는 문화적 세계에 의해 형성된다”는데 자아마저 모두 같아진다면 너무 무섭지 않을까.
 
캐나다 가수 저스틴 비버가 ‘러브 유어셀프’(2015)를 부르고,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2017~2018)를 진행하는 게 우연일까. 아니다. 전 세계가 같은 문화권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필요한 화두가 같기 때문이다. 화두가 부재를 틈타 꽃피는 걸 고려하면 필연에 가깝다.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자신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최근 들어 다른 SNS 대신 목표달성 앱 ‘챌린저스’를 자꾸 들여다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3일 헬스장 가기’ ‘하루 한 번 하늘 보기’ 등 소소한 목표에도 참가비를 내고 도전한다. 매일 인증샷을 찍어 올리다 보면 최소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느낌이랄까. 허세보다는 땀방울이 그득하다. 그 역시 ‘열심히 살고 있는 나’라는 가면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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