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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청융화와 70분 오찬 이수훈과는 20분 면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6일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와 총리 공저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청 대사는 2010년부터 9년에 걸친 대사직을 마무리하고 5월 초 중국으로 귀임한다. 1977년 이후 일본 근무 경력이 25년에 달하는 그는 일본어에도 능통하고 일본 인맥도 풍부하다. 부임 초기인 2012년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일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무를 완수하고 일본을 떠나는 청 대사의 이임 오찬을 아베 총리가 일부러 총리 공저에서 1시간10여 분간 베푼 것이다. 총리 공저는 집무실 건물인 총리 관저에 붙어 있는 총리의 공식적인 거처다.
 
일본 총리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대사를 공저로 초청해 개별적으로 식사 대접을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NHK에 따르면 이임 때 아베 총리와 식사를 한 주일 대사는 2017년 1월 캐럴라인 케네디 전 미국 대사 정도가 꼽힌다.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부임한 지 1년6개월 만인 이달 말 서울로 돌아가는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는 지난 8일 관저에서 아베 총리에게 20여 분간 이임 인사를 했다. 이때 식사는 없었다.
 
아베 총리가 청 대사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역대 최장 주일 대사를 지낸 청 대사의 노고를 위로하고 경의를 표시했다”고만 전했다. 청 대사는 오찬 뒤 기자들에게 “이임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오찬 대접을 놓곤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의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이 나왔다. “양국 관계 개선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산케이신문)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양국 간 경제 대화엔 단장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을 비롯해 무려 6명의 각료가 일본에서 파견됐다. 일본에 대해선 유독 싸늘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입에서도 “양국의 공동 이익이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덕담이 나왔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고노 외상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3일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 참가를 위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장인 해상막료장이 5년 만에 중국을 찾는다. 6월 말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중·일이 급속도로 관계 개선에 나서는 데 대해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망’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본이 필요한 중국, 또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관리하겠다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은 분석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에 난제는 여전히 있다. 센카쿠 열도 주변 해역에선 중국 배들과 일본 단속선의 신경전이 매일 이어진다.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진행 중인 가스전 개발도 큰 갈등 요인이다.
 
15일 리커창 총리를 만난 고노 외상이 “어려운 문제들은 확실히 관리하되 그 밖의 과제엔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하자”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갈등은 관리하면서 협력할 건 협력하자는 실용적 투 트랙이 중·일 관계에서는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갈등 일변도로 악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와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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