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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 “양정철 보낸 게 물갈이 메시지” vs “인위적 컷오프 없다”

민주당 ‘공천 포비아’ 원내대표 후보들 대책은
민주당 에 공천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은 ’내가 공천파동이 안 나도록 할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

민주당 에 공천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은 ’내가 공천파동이 안 나도록 할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

민주당 다선 의원들의 내년 총선 공천 포비아가 심상치 않다.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의 민주연구원(당 싱크탱크) 원장 취임이 확정되면서 내년 총선 공천은 청와대·친문이 좌지우지할 것이란 ‘괴담’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양정철 입성 … 다선 의원들 "두렵다”
청와대 때이른 총선 캠페인도 요인
‘민정’ 백원우 부원장 내정에도 긴장
후보들 “공천 룰 지켜 파동 막겠다”

민주당 중진 의원의 말이다. “대통령 최측근이 당에 온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메시지다. 내가 본 바로는 대통령은 중진 의원들을 안 좋아한다. 양정철을 보낸 메시지가 이것일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4선이 13명이고 5선이 4명, 6선이 3명인데 친문은 전무하다. 친문은 초·재선 90명에 몰려있다. 문 대통령과 초·재선의 내심은 3선 이상 비문 의원들을 다 물갈이하고 싶다는 것일 거다.”
 
또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도 가세했다. “의원들 만나보면 초·재선들은 공천 걱정 안 한다. 본선에서 이길 방안만 고민한다. 반면 다선, 특히 4선 이상은 낙천될까 봐 좌불안석이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67) 대표보다 나이 많은 의원들은 더욱 불안할 것이다. ‘4선 이상 의원들이 한 게 뭐 있느냐’는 ‘다선 무용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험한 일이라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하는데 양정철이 적임자일 것이다.”
 
양정철과 함께 일할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에 문재인 청와대 1기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전 의원과 당내에서 선거·기획 전략가로 통하는 이철희 의원(비례·초선)이 내정됐다는 소식도 다선 의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여권 소식통은 “청와대에서 공직 사회·정치권 비리를 다룬 경험이 풍부한 백 전 비서관이 부원장을 맡는다면 다선 의원 중 일부는 ‘알아서’ 용퇴하는 스텔스식 공천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를 부인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철희 의원의 말이다. 그는 “현재(16일)까지 부원장직을 당에서 제안받은 바 없으나 양정철은 친구니까 (원장을) 하겠다면 도울 생각”이라고 했다.
 
양정철. [연합뉴스]

양정철. [연합뉴스]

양정철이 공천에 관여할 가능성은 있나.
“말도 안 된다. 친문이 공천 개혁한다면 의원들이 곧이듣겠나? 다 반발하지.”
 
연구원에서 공천을 좌지우지할 여론조사를 담당할 것이란 설도 있다.
“연구원은 총선용 여론조사를 한 적 없다. 정책이 임무다. 공천은 객관적 인사들이 해야지 친문이 달려들면 의심받는다. 정치 감각 좋은 양정철이 그걸 모르겠나.”
 
그럼 양정철은 뭐하러 연구원에 오나
“당·정·청 소통에 역할을 하지 않겠나. (문 대통령 뜻을 당에 전한다는 건가?) 그 반대다. 양정철이 당과 시중의 여론을 대통령에게 전하는 순기능을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총선이 1년 남은 시점에서 조기 선거 드라이브에 들어간 것도 이유다. 우선 당은 이달 말까지 내년 총선 공천 룰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 청와대를 나온 문 대통령 참모들은 대놓고 지역구를 찍으며 출마 의지를 못 박고 있다. 15일 민주당에 입당한 윤영찬 전 홍보수석은 “성남 중원에 출마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당초엔 “장관 등 임명직을 원한다”는 입장이었던 그는 최근 “대통령에게 보은하는 길은 출마”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권했기 때문이란 풀이가 나온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총선을 4~5개월 앞둔 2015년 11월에서야 출마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동관 전 이명박 청와대 대변인도 “19대 총선 넉 달 전인 2012년 1월에 출마를 결정했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역대 어느 정권도 이렇게 일찍이 총선에 팔 걷고 나서는 경우가 없었다”는 비판과 함께 “다선 의원 쳐내고 친문 후보 꽂으려는 시나리오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5월 8일 치러진다. 당내의 ‘공천 포비아’를 해소할 방안이 뭔지 김태년·노웅래·이인영 후보(가나다순)에게 질문을 던졌다.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퍼지고 있다.
김태년=“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이 이달 안에 공천 룰을 확정한다. 그래야 모든 게 예측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룰에 따르면 인위적인 컷오프는 없다. 시스템으로 공천한다. 대부분 경선하되 신인과 여성·청년은 가점이 주어질 거다. 이 룰이 내년 총선까지 안 바뀌도록 지키는 게 원내대표가 할 일이다. 그 누구도 못 바꾸게 하겠다고 공약한다.”

노웅래=“당헌 당규상 현역 컷오프가 없어졌으니 공천 논란은 있을 수 없다. 그래도 많은 의원이 과거 경험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이런 마당에 당권파 후보가 원내대표가 되면 공천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자칫하면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의 막장공천식 분란이 터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계파색 없는 내가 당선돼야 한다. 공천 룰이 완비됐으니 이를 잘 지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 줄 것이다.”

이인영=“20대 총선엔 새누리당이 ‘진박감별’ 파동, 19대 총선엔 우리 당이 ‘친노·이대·486 김용민’ 공천 파동에 각각 휘말리며 많은 걸 놓쳤다. 공천에 편파성 시비가 일면 선거 결과는 늘 좋지 않다. 이를 막으려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 리더십이 모노톤으로 가야 할까, 듀얼 톤으로 가야 할까. 결국 개혁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폭넓은 통합으로 모두가 친문이자 주류가 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는 친문부터 비문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는 내가 원내대표가 될 때 보다 쉽게 이뤄질 것이다.”
 
양정철이 공천에 관여할지 모른다며 의원들이 불안해한다.
김태년=“그가 공천은 관여하지 못한다. 우리 당은 룰과 시스템으로 공천하는 게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총선에서 이기려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게 맞다. 양정철은 큰 선거(대선) 치른 경험이 두 번이나 있다. 그런 자원을 쓰는 게  뭐가 나쁜가.”

노웅래=“당 하기 나름이다. 양정철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여해준 역할 이상으로 (공천에) 관여하면 당연히 못 하도록 해야 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공천파동 날 것 아니냐. 새누리당 옥쇄파동이 그래서 터졌다.”

이인영=“양정철은 개인적으로 교감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만들어진 과정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역할을 한 인물이란 점에서 긍정성이 있다. 다만 대통령과 멀리 있었던 사람들, 나아가 아예 새로운 사람들도 끊임없이 합류해 공천과 당 운영, 정부에서 역할을 하게 하면 좋겠다.”
 
청와대나 이해찬 대표와의 관계는 어떻게 갖고 갈 건가?
김태년=“최근 일부 장관 후보들이 낙마한 것도 당과 청와대 사이에 상의가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하되 당 의견은 제대로 전달하겠다. 이 대표와는 신뢰가 깊은 사이다. 속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어 내가 경쟁력이 있다. (그럼 이 대표에게 ‘이건 고쳐라’고 제안할 자신이 있나?) 있다. 우선 ‘많이 웃어라’다. 그런 주문하는 의원들이 많다. 또 애드립은 자제했으면 한다. 실수는 애드립에서 나온다.”

노웅래=“정책에선 당·정·청 회의를 통해 당과 청와대가 소통하고 있지만, 정무는 그런 창구가 없다. 정무도  당·정·청 회의를 만들어 청와대와 대등한 관계에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 이 대표와는 대중 친화력 면에서 내가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다.”

이인영=“총선이 임박해 당의 능동성은 지금까지 당·정·청 관계에서 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 대표와는 1987년 6월 항쟁 때부터 전대협 의장과 민통련 간부 사이로 만나 인연을 맺어왔다. 또 열려있는 분이다. 소통이 잘 될 것이다.”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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