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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지원 올해로 끝…제2 누리과정 사태 재현되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회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회 교육자치정책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누리과정(3~5세 공통 교육과정) 예산을 어떻게 부담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들은 누리과정 관련 법령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교육부는 교육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일각에서는 누리과정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다시 한번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협의회)는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열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의 안정적인 실시와 교육재정의 확보,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유아교육법·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등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 법령이 어린이집 무상보육 비용을 교육감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16일 배포한 회의 결과 자료에서도 “교육감 협의회의 총회 의결 사안을 확인했다”고만 밝혔다. 당초 이 자료는 전날 회의 결과를 담은 것으로 교육부와 협의회가 공동 배포예정이었다. 하지만 교육감들이 반대하면서 교육부만 단독으로 제공하게 됐다.
 
교육부는 단순히 시행령 개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말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의 효력이 만료되기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 지원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현재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2 누리과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교육감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런 일은 없게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협의회는 교육부 입장 발표 직후 내놓은 자료에서 “누리과정 관련 법령 개정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차후 회의에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승환 협의회장(전북교육감)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아직 신뢰를 말하기에는 불충분하다”며 “자치와 분권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신뢰 증진을 위해 교육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누리과정은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 이후 2015년까지 정부와 교육청이 예산을 나눠 부담했다. 하지만 이후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서 전액 부담하라고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교육감들은 어린이집 무상교육 비용까지 교육감이 부담하도록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을 두고 크게 반발했다. 유치원은 시도교육청이 운영·관리하지만, 어린이집은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게 돼 있다.
 
갈등이 일단락된 건 2016년 말 3년 기한의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이 마련되면서다. 현재 누리과정 예산은 전액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회계법의 효력이 올해 말로 끝이 나 약 2조원에 달하는 누리과정 국고 지원금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등 교육감들이 14일 세종시 어진동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에서 고교무상교육 재원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등 교육감들이 14일 세종시 어진동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에서 고교무상교육 재원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한편 교육부는 이날 전날 회의에서 협의회와 공동으로 발의한 6개 안건에 대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부분 초중고 정책 권한을 지방과 각 학교에 이양하는 내용이다. 
 
우선 교육부는 학교 규칙의 기재사항을 교육공동체가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학교 자치를 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단독 교원단체 체계를 복수 체제로 인정하도록 교육기본법 시행령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초빙교사 임용 요청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교육감 권한으로 이양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도시 저소득층 밀집 학교 지정 권한도 교육감에게 부여한다. 지역 여건에 따라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고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다. 학교안전통합시스템(Wee 프로젝트) 사업 내실화를 위해 운영과 성과관리 등의 권한도 교육감에게 배분할 방침이다.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외에 자체 안건으로 제시한 장학관 특별채용 개선안에 대해서는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시도교육감들은 교육전문직원의 임용·승진은 교육감 소관 사항인데, 이전 정부에서 ‘교육공무원 임용령’과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해 이를 축소했다고 재개정을 요구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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