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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헌재 후보 사퇴했던 이유정 “5억이 아니라 8000만원 때문에 기소”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2017년 8월 이유정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김경록·강정현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2017년 8월 이유정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김경록·강정현 기자

2017년 9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 의혹을 받아 헌법재판관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던 이유정(51‧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16일 검찰 기소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N사(내츄럴엔도텍) 비상장주식을 매수하고 주식시장 상장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상장 이후 5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기소한 공소사실은 N사의 주식시장 상장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2015년쯤 있었던 주식 폭락 상황에서 보유하던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였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약 8000만원 손실을 회피하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일 새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으므로 미공개정보라고 할 수도 없다”며 검찰 기소에 반박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원 측도 검찰 기소 이후에 “기소가 된 공소 사실은 아주 지엽적인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후 다시 입장을 밝히며 “당했던 사회적 비난과 조롱, 근거없는 의혹제기가 상당 부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에 근거하고 있다”며 “만약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한 50대 남성이었다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이유로 그토록 심한 비난과 의혹을 받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서 사퇴한지 2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공격을 받았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이 변호사의 입장 표명을 두고 이미선(49·사법연수원 26기) 헌재 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51·연수원 23기) 변호사의 해명과 비슷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 연봉이 세전 5억3000여만원”,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나 한 채 사서 35억짜리 하나 갖고 있었으면 욕먹을 일이 아니었을텐데 후회막심”이라 밝혀 일각에서 비판을 받았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이 변호사가 수억원이 아니라 수천만원에 대해서만 기소됐다고 한 해명은 국민 법 감정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무죄가 나더라도 진보 진영 변호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검찰도 허술하게 수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내츄럴엔도텍 주식 투자로 8100만~1억2100만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이유정 전 후보자 등 법무법인 원 소속 변호사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변호사는 2017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소속 법무법인이 얻은 내부 정보로 2013~2015년 당시 비상장 기업이던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매매해 수억원대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법무법인은 당시 내츄럴엔도텍을 대리해 한국소비자원을 상대로 이 회사가 만든 가짜 백수오를 팔았다는 혐의를 공표하지 말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백수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력 상품이라 이 사실이 발표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이 변호사가 동료 변호사로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주식을 팔아 손실 8100만원을 피했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이 변호사의 해명에 대해 “엄격하게 증거를 판단해서 기소했다”며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남부지검은 2015년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됐으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등이 소속돼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지난해 8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연합뉴스]

 
다음은 이유정 변호사 측의 반박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원에서 알려드립니다.

  
저희 법인 소속 이유정 변호사(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관련된 보도에 대하여 이유정 변호사의 요청사항을 전달해 드리니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이유정 변호사입니다.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보도 중에 저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그에 대한 제 입장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저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유 주식과 관련하여 갖가지 터무니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그로 인하여 헌법재판관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후보자 직을 사퇴하였습니다.
 
사퇴 이후, 보유 주식과 관련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 제게 제기되었던 갖가지 의혹, 즉 ‘N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수하고 주식시장 상장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상장 이후 5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등의 의혹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습니다.
 
검찰 역시 제 보유 주식과 관련한 광범위한 수사 끝에, 그간 제기된 갖가지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였습니다.
 
검찰이 저를 기소한 공소사실은 N사의 주식시장 상장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2015년경 있었던 N사의 주식 폭락 상황에서 보유하던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이 N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였다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약 80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시 N사 제품에 이물질이 혼입되었다는 언론보도 후 1주일 이상 연일 하한가가 계속되던 중 2015. 4. 30.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였을 뿐이고, 주식의 대부분은 2015. 5. 14. 다른 피해자들과 같이 폭락 전 대비 10%의 가격으로 매도하였습니다. 검찰이 기소한 2015. 4. 30. 당일 처분 역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며, 당일 새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으므로 미공개정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저는 소속 법무법인에서 진행하던 N사의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고 N사의 임직원 누구와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도 확인되었으므로 그러한 점에서도 무죄가 선고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인사청문회 과정은 물론,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로 인해 인격살인에 가까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현재도 치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고 또다시 사실과 다른 보도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보도이고 동시에 저에 대한 심각한 인격권 침해로써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법률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여러분들께 간곡한 당부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유정 변호사 드림
 
이하는 이 변호사가 오후에 다시 올린 글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가 주식투자 문제로 공격당하고 고발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2년전 저의 경험과 너무나도 비슷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당시 저에 대해 불법주식투자 의혹이 제기 되었을때는 누구 하나 거들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언론은 '유정버핏'이니 '주식대박 이유정'과 같은 제목으로 의혹 부풀리기에만 집중했고, 언론들을 상대로 해명자료를 보냈지만, 어느 언론도 저의 해명을 보도해주지 않았습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동의를 앞두고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서, 더 버틸 경우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이 될것 같았고, 저로 인해 가족들과 동료들이 마음 고생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너무나 괴로워 자진사퇴를 했습니다.
 
 
 그러나 후보를 사퇴한 후에도 저에 관한 근거없는 허위보도는 계속되었고, 지금도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에 대한 압수수색 보도가 있던 지난 10월 초 공교롭게 미국주식이 폭락했는데, 어느 인터넷 언론은 '주식대박 이유정과 미국주식 폭락'이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압수수색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도 JTBC에서 제가 비상장주식으로 12억원을 벌었다는 허위보도를 했습니다.기소가 된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채 2년전의 의혹 그대로를 다시 보도하고 있는 이런 무책임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법적인 대응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당했던 사회적 비난과 조롱, 근거없는 의혹제기가 상당 부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대중의 관심과 질시를 받기에 충분한 소재였습니다.더구나 인권변호사와 여성에 대해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저는 공격대상이 되기 좋은 먹이감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한 50대 남성이었다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이유로 그토록 심한 비난과 의혹을 받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서 사퇴한지 2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언론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전수안 전 대법관의 지적처럼 여성에게는 언제나 더 가혹하고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젠더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의 전형적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유독 가혹한 도덕적 프레임에 대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만5년이 되는 날이고 세월호 이후에는 언제나 슬픈 저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사회속에서 상처받은 마음은 사회속에서 치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저는 세월호 가족들을 통해서, 그리고 제 경험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외롭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왔습니다만, 이제부터라도 다시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입은 상처를 치유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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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