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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르노삼성 부사장 “노사갈등 땐 회사 치명타” 손편지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장기화에 책임을 지고 최근 회사를 떠난 이기인 전 부사장(제조본부장)이 손편지로 심경을 전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부산공장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그는 “르노삼성차가 작지만 강한 회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르노삼성차는 국내 본사에 소속된 공장이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엄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엄중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인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지난 12일 근로자들에게 보낸 편지. [사진 르노삼성차]

이기인 르노삼성차 부사장이 지난 12일 근로자들에게 보낸 편지. [사진 르노삼성차]

이 전 부사장은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때부터 많은 일을 해왔기에 누구보다 그룹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이 아시아 핵심공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고, 그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노사가 협력해서 한목소리를 낼 때 가능한 일”이라며 “노사 갈등과 반목을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와 같이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의 고용과 회사의 존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임직원 및 협력회사 직원들의 고용과 회사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드리는 간곡한 부탁이라며 “이런 점을 인식하고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순익 70% 배당한 르노삼성=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70%를 배당했다. 업계 평균 이하였던 인건비도 쌍용차·한국GM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에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553억원을 배당했다. 연간 벌어들인 돈(당기순이익·2218억원)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대주주(르노SA·79.9%)에게 약 1241억원을 배당했고, 2대주주(삼성카드·19.9%)에게 309억원 가량을 지급했다.  
 
지난해 전체 한국 상장 기업의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0.7%였다. 르노삼성차는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배당 수준과 비교하면 배당률이 3배 이상 높다는 뜻이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그룹은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615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동안 총 6180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초기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2017년 연말 배당규모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017년(3050억원)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0% 가량 줄어들었는데도, 배당률(70%)은 그대로 유지했다. 르노삼성차는 “전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순이익의 100%를 배당한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회사가 순이익을 거둘 경우 원칙적으로 전액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한 뒤, 이 자금을 투자 형태로 다시 자회사에 되돌려준다는 게 르노삼성차의 설명이다. 실제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그룹은 지난해 르노삼성차에 1849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투자를 했다. 르노삼성차가 본사에 송금한 로열티 비용(922억원)을 공제하면 927억원 정도를 한국에 보냈다는 뜻이다. 
 
문희철·이민정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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