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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슬프지 않은 봄을 위해…" 추모객 모인 진도 팽목항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추모객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유채꽃을 바다에 뿌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추모객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유채꽃을 바다에 뿌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더 이상 슬프지 않은 봄을 위해 우리들의 마음을 담아 유채 꽃잎을 바다에 뿌리겠습니다."  
 

세월호 5주기 하루 앞두고 추모 행렬
"제주도 유채꽃밭 뛰어다녔을 텐데…"
노란 리본·종 달며 희생자 넋 기려
조도 주민들 "유족과 같이 상 치러"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전남 영암 지역 중학생들과 주민, 곡성 한울고 학생 등 150여 명이 유채꽃을 바다에 던졌다. 사회자는 "(사고가 안 났다면) 제주도 유채꽃밭을 맘껏 뛰어다녔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침몰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과 교사를 비롯해 승객 304명(전체 탑승자 476명)이 사망·실종됐다. 299명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5명은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바람이 거세게 분 이날 팽목항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원불교 진도교당 최형일(62·여) 교무 일행은 방파제 난간에 새로 만든 노란 리본과 종을 달았다. 최 교무는 "어른들의 부주의로 세상을 떠난 어린 꿈나무들이 다음 생에선 못다 한 꿈을 펼치고 살라는 뜻에서 해마다 종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팽목 분향소'가 철수한 자리에는 낡은 컨테이너로 된 '팽목 기억관'이 서 있다. 기억관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밝게 웃고 있는 단체 사진들이 추모객들을 맞았다. 사진 앞에는 추모객들이 두고 간 인형과 장난감·꽃 등이 놓여 있었다. 문규현(74) 신부도 이날 홀로 기억관을 찾았다. 기도 후 학생들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부산에서 온 목수'라고 본인을 소개한 정판식(60)씨는 "세월호 참사가 나던 날 하루 종일 TV를 지켜봤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게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인데 그때는 전혀 그 역할을 못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날 이후 트위터 등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올렸지만,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나처럼 조용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묵묵히 사회생활을 하는 소시민들이 더 많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단원고 고(故) 고재우군 아버지 고영환(51)씨는 2014년 10월부터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고씨는 "아이를 살리려고 (팽목항에) 내려왔는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그해) 4월 20일 수습된 아들은 방금 샤워하고 나온 얼굴이었다. 지금도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허무하게 떠날 줄 알았다면 가고 싶다던 공고 전자과를 가게 놔둘 걸 그랬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방파제 앞 여객선 대합실에는 오후 3시 20분에 팽목항을 출발하는 문모(71)씨 등 조도 주민 3명이 여객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씨 등은 "그때는 (팽목항에) 유가족들이 있어서 (주민들은) 숨도 못 쉬고 다녔다. 같이 상을 치렀다"고 했다. 그는 "조도의 주 수입원은 톳과 김 양식, 멸치잡이 등인데 (세월호) 사고 이후 판로가 막히고, 관광객도 뚝 끊겼다"면서도 "아이들이 많이 죽어 가슴이 아파 불편해도 내색을 못 했다"고 했다.
 
이날 팽목항에서는 오후 4시 16분에 맞춰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길굿 퍼포먼스 등 추모행사가 열렸다. 오후 7시에는 '우리는 왜 팽목항을 기억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졌다. 추진위 김남용씨는 "팽목항은 참사 당시 모든 구조 및 봉사 인력이 투입되고, 수습된 희생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간 상징적 장소"라며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추모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도=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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