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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北 형편 되는대로 보자"…金 '오지랖'에 사라진 중재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의 형편이 되는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차례의 북ㆍ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남ㆍ북ㆍ미가) 서로의 뜻이 확인된만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원포인트 실무형 정상회담을 제안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북ㆍ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던 지난해 5월에도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6ㆍ12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린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만나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만나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할 경우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날 구상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논의에 따른 결정임을 강조했다.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남북정상회담이나 남북 간 접촉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시정연설을 통해 북ㆍ미 대화 재개와 제3차 북ㆍ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강조했던 ‘중재자’나 ‘촉진자’ 등의 용어를 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 참석했다. 조선중앙TV는 13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발표 영상을 방영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 참석했다. 조선중앙TV는 13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발표 영상을 방영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평화를 완성하고 번영과 통일로 가는 길은 반드시 이뤄야 하는 온겨레의 염원이라는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그 길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고 김 위원장의 발언과 비슷한 흐름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외세 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 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한ㆍ미 양국은 남북 대화와 북ㆍ미 대화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ㆍ미 동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역할에 맞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주도해왔다”며 “한반도 평화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경제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만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언제든 김 위원장과 마주 앉겠다는 말에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북한과 논의가 된 것은 없지만 5~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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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