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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민 전 기획관 "업무일지 제출"... '김학의 사건' 靑 외압 밝힐 스모킹건 되나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14일 검찰 수사단의 소환조사를 받은 후 "당시 작성한 경찰 업무일지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무일지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 당시 보고한 날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JTBC 캡처]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14일 검찰 수사단의 소환조사를 받은 후 "당시 작성한 경찰 업무일지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무일지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 당시 보고한 날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JTBC 캡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사단이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의 '업무일지'를 확보했다. 이 전 기획관은 김 전 차관 수사가 시작될 때 지휘라인에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업무일지가 당시 청와대 외압 의혹을 밝혀줄 스모킹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단은 14일 이 전 기획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2013년 초 수사 당시 성범죄 관련 정보보고가 이뤄진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당시 지휘라인이 인사 발령을 받은 배경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한다.
 
이 전 기획관은 이날 검찰 수사단의 조사를 받고 나오며 기자들에게 "당시에 제가 작성한 경찰 업무일지를 근거로 다 진술을 했고 또 이 내용을 복사해서 사본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무일지에는 당시 보고한 날짜, 내용 등 2013년 1월부터 보직 발령받기 전인 4월까지 날짜별로 넉 달간의 기록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기획관은 업무 수첩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획관이 제출한 업무일지에 어떠한 내용이 있는지에 따라 당시 청와대가 직권을 남용해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에 외압을 가했는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전망이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민정비서관이던 이중희 변호사 등이 수사라인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하는 등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지난달 검찰에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를 권고했다. 
 
국정농단 사태 때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왼쪽)이 기록한 63권 분량의 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는 근거가 됐다. 사진은 안 전 수석과 최순실.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태 때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왼쪽)이 기록한 63권 분량의 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는 근거가 됐다. 사진은 안 전 수석과 최순실. [연합뉴스]

업무 상황을 기록한 '수첩'은 과거 굵직한 사건에서도 중요한 스모킹건 역할을 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업무를 맡은 2년여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수첩에 적었다. 분량이 63권에 달하는 이 기록은 국정농단 사태 때 박 전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는 근거가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일었을 때는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작성한 업무수첩이 양 전 대법원장 구속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수첩에는 양 전 대법원장이 내린 지시가 '大(대)'라는 표시와 함께 기재됐다고 한다.
 안종범 수첩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내막을 밝히는 주요한 증거 자료로 활용됐다. 안 전 수석은 업무수첩에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나 회의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제공 시사인]

안종범 수첩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내막을 밝히는 주요한 증거 자료로 활용됐다. 안 전 수석은 업무수첩에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이나 회의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제공 시사인]

 
법무법인 공간의 김한규 변호사는 “오래전 사건의 경우 사람의 기억에만 의지하기엔 세부적인 시간, 장소 등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업무 일지나 수첩에 날짜별로 기록돼 있고 단순히 시기만 기록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다면 단순 진술보다 증거가치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획관은 2013년 3월 김 전 차관의 수사가 본격 시작될 당시 지휘라인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그해 4월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인사 발령받으며 '좌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김학배 수사국장과 과장 등이 경찰청 밖으로 전보돼 논란이 있었다.   
검찰 수사단이 14일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소환 조사했다. 이 전 경무관은 2013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조사 관련 당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중앙포토]

검찰 수사단이 14일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소환 조사했다. 이 전 경무관은 2013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조사 관련 당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중앙포토]

 
이 전 기획관은 "발령 당시 구체적 이유를 들은 적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발령이 나는 사유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외압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단에 소상히 진술했고 수사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외압 의혹을 받는 곽 의원은 경찰 인사는 민정수석실 소관 업무가 아니라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소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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