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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보면 볼수록 색다르게 느껴지는 그림과 만나볼까

안녕하세요, 소중 독자 여러분. 9기 학생기자 김나연입니다. 저는 가끔씩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을 내어 전시를 보러가곤 하는데요. 그림을 엄청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감상하죠. 이번에 제 눈에 띈 전시는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예요. 시즌별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16명의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오브제, 애니메이션, 설치 등 35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죠.  
스스로를 ‘전문 낙서가’라 부르는 일러스트레이터 해티 스튜어트의 작품과 인증샷을 찍은 김나연 학생기자.

스스로를 ‘전문 낙서가’라 부르는 일러스트레이터 해티 스튜어트의 작품과 인증샷을 찍은 김나연 학생기자.

가장 먼저 만난 건 엄유정 작가의 그림들이에요. 엄 작가는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색감을 사용해 단순해 보이지만 오래 보면 볼수록 다른 면들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그림을 선보였죠. 사람을 그리기도 하고, 풍경을 그리기도 하지만, 각기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니 이전까지 봤던 일러스트레이션과는 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었어요. 피에르 르탕 작가의 그림들로, 채색은 되어 있었지만 그림 속 명암을 십자가 모양의 선들로 표현하고 있었죠. 예를 들면 어두운 부분은 십자가가 촘촘히 많이 그려져 있고, 밝은 부분은 아예 그려져 있지 않거나 그 수가 적은 식이에요. 몇몇 작품들은 인쇄된 것이라 본래의 색감으로 감상할 수 없었던 게 아쉬웠죠.  
10대 때 『뉴요커 The New Yorker』 표지를 장식한 일러스트레이터 피에르 르탕의 ‘Mysterious Window’.

10대 때 『뉴요커 The New Yorker』 표지를 장식한 일러스트레이터 피에르 르탕의 ‘Mysterious Window’.

색과 형태로 변하는 계절을 표현한 오아물 루 작가의 그림도 인상적이었어요. 전시 메인 포스터에도 그의 그림이 사용됐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그때그때 여행지를 그려낸 그림의 여운이 남은 상황에서 바닥에 쓰인 작가의 가치관과 관련된 글귀를 보니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었답니다.
오아물 루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던 김나연 학생기자는 작가의 말을 사진에 담았다.

오아물 루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던 김나연 학생기자는 작가의 말을 사진에 담았다.

전시장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게 제한된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에선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언스킬드 워커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워커 작가는 재작년부터 이탈리아 브랜드인 구찌와 협업을 진행 중이죠. 그림 속 인물들의 눈은 허공을 바라보는 듯했고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아주 아름다운 그림들인데요. 대부분 어두운 분위기에 자세히 보면 꽤 잔인한 부분들이 많아요. 특히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은 계속 보고 있으면 의외로 잔인한 표현이 보입니다. 몇몇 작품들에선 깨진 아이폰을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전에는 화목했던 사람 관계가 급격히 나빠진 것 같은 느낌을 내는 그림들로, 아이폰이 액정이 잘 깨진다는 단점을 이용하여 멀쩡하던 폰처럼 화목했던 그림 속 인물들이 쉽게 깨져버리는 액정처럼 갑자기 사이가 나빠지고 잔인한 분위기를 우려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쓰인 작가의 이야기를 보니까 인물들이 허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림이라는 공간 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라고 해요.  
구찌의 뮤즈 언스킬드 워커가 그린 ‘Oxford Boy 2’(2017) ⓒUnskilled Worker

구찌의 뮤즈 언스킬드 워커가 그린 ‘Oxford Boy 2’(2017) ⓒUnskilled Worker

전시는 2층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한 방의 사방이 모두 천으로 둘러싸여 있고 천에 그림이 그려져 있던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보면 볼수록 특별해 보여 안내해주시는 분께 설명을 부탁드렸죠. 그 작품은 페이 투굿 작가가 직접 디뮤지엄에 오셔서 천에 숯으로만 그림을 그린 것이었어요. 조금 뒤죽박죽해 보일 수 있지만 작가 본인의 어릴 적 추억들이나 기억에 남았던 것들을 변형하여 천에 새긴 작품이었죠. 작품 주제부터 재료, 표현 방법 등이 이색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가구·드로잉·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페이 투굿이 작업한 ‘The Drawing Room’.

가구·드로잉·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페이 투굿이 작업한 ‘The Drawing Room’.

이번 전시를 비롯해 디뮤지엄에서 본 전시회들은 아예 다른 스타일과 방식을 사용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조화를 이루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남녀노소 모두 다른 세상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길이 될 것 같죠. 여러 미술 전시회들을 다녀봤지만 평일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았던 전시회는 처음이었고, 평일에 사람이 많을 때 관람한 것에 나도 동참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9월 1일까지 열리는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는 한 번쯤, 갈 수 있다면 두 번쯤 가볼만 한 아름다운 전시회였죠. 꼭 평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관람하는 것에 동참해보세요. 따분한 학원들만이 아닌 다양한 생각들을 가질 수 있는 전시를 통해 마음을 풍성하게 만들어 봅시다.
글=김나연(용인 이현중 1) 학생기자, 정리=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디뮤지엄·김나연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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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