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강제노역 노동자 상 철거 반발, 민주노총 등 부산시청 로비서 밤샘 농성

15일 오전 부산시장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민주노총 노조원 등. 황선윤 기자

15일 오전 부산시장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민주노총 노조원 등. 황선윤 기자

부산시가 지난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인근에 있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강제 철거한 것에 반발해 민주노총 등이 15일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적폐청산·사회개혁 부산 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이하 건립특위) 소속 노조원 등 70여명은 15일 오후 6시부터 부산시청 1층 로비에 매트를 깔고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시청 1층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만일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이 배치해 있다. 1층으로 오가는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한 상태다. 부산시는 이들에게 두 차례 퇴거를 계고하고, 퇴거하지 않으면 경찰 도움을 받아 강제 퇴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노조원이 집회장소를 이탈해 청사 내 진입한 것은 건조물 침입으로 즉시 퇴거를 요청한다”며 “자발적으로 퇴거하지 않으면 강제 퇴거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철거는 친일이다. 부산시장 사죄하라’ 같은 글귀가 적힌 작은 천 조각을 들고 오 시장과의 면담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5일 오전 부산시장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노조원 등. 이들은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철거한 오거돈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황선윤 기자

15일 오전 부산시장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노조원 등. 이들은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철거한 오거돈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황선윤 기자

앞서 이들은 이날 오전 9시쯤 부산시청 정문 앞에서 오 시장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 뒤 오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 내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7층 시장실까지 무단 진입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나선 50여명은 부산시청 1층 로비에 모여 오 시장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며 오후까지 연좌시위를 벌였다.
 
앞서 건립특위 소속 노조원 등 50여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40분가량 부산시청 후문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출근 저지 투쟁도 벌였다. 이들은 ‘친일 적폐 청산하자’, ‘앞에선 대화 제의 뒤에선 불법탈취’ 같은 종이 피켓을 들고 오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내 나라 내 땅에 국민 성금으로 만든 노동자 상을 못 세운다면 어디다 세워야 하느냐”며 “사과하고 되돌려 놓는 것이 시장의 책무다”고 말했다. 이들은 출근하는 오 시장에게서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철거한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듣지 못했다. 오 시장이 시위 장소를 피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출근했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9시 기자회견 뒤 시청 진입을 시도하는 민주노총 노조원 등. 송봉근 기자

15일 오전 9시 기자회견 뒤 시청 진입을 시도하는 민주노총 노조원 등. 송봉근 기자

건립특위는 또 14일 오후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 초량동 일본 총영사관 근처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징용 노동자 상 기습철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민단체가 부산 동구청과 일본 총영사관 앞이 아닌 곳에 강제징용 노동자 상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런데도 부산시가 기습적으로 노동자 상을 철거한 것은 부산시의 역사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건립특위는 “일본군 성노예(종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등 과거 역사에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노동자 상을 철거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애초 건립특위는 지난해 5월 1일과 지난 3월 1일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바로 옆에 노동자 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정부와 부산시가 반대하자 지난달 1일 총영사관 경계에서 50m가량 떨어진 정발 장군 동상 근처에 임시 설치했다. 이어 건립특위와 동구청은 지난 11일 협상을 통해 임시로 설치한 곳에서 10여m 떨어진 소공원에 노동자상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14일에는 노동자 상 고정작업을 할 예정이었다.

15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특위 회원들. 송봉근 기자

15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특위 회원들. 송봉근 기자

하지만 부산시는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지난 12일 오후 6시 15분쯤 노동자 상을 강제 철거해 남구 대연동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층으로 옮겼다. 지난 3월 1일 설치된 노동자 상이 인도 위에 허가 없이 세워진 불법 조형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부산시는 그러나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는 정부 입장 등을 고려해 노동자 상을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강제 철거 뒤 입장문을 내고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불법 조형물에 대해서는 행정 조치를 피할 수 없다”며 “시민안전을 도모하고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해당 조형물의 설치장소를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 과정을 제시했던 우리 시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시는 동구청 등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립특위는 국립 일제 강제동원역사관의 노동자 상을 정발 장군 동상 근처로 다시 가져오겠다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 건립특위와 부산시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15일 오전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에 항의해 오거돈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민주노총고 노조원과 시민단체 회원들. 송봉근 기자

15일 오전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에 항의해 오거돈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민주노총고 노조원과 시민단체 회원들. 송봉근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