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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저주? 몰리나리 침몰시킨 오거스타 12번 홀

몰리나리가 12번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후 드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몰리나리가 12번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후 드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진정한 마스터스의 승부는 4라운드 후반 9홀에 가야 시작된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벌어진 마스터스에서도 이 속설은 이어졌다. 
 
선두를 달리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12번 홀과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밀려났다. 몰리나리는 최종라운드 6번홀까지만 해도 보기를 하나 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후반 9홀에서 더블보기 2개를 극복할 수 없었다.  
 
어디로 칠 것인가.  
 
바람은 오거스타 내셔널의 조지아 소나무와 층층나무를 흔들고 있었다. 아멘코너 가운데 있는 158야드의 12번 홀. 핀은 오른쪽 구석 끝 3야드 옆에 꽂혀 있다. 최종라운드의 전형적인 핀 위치다.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브룩스 켑카와 이언 폴터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 더블보기를 했다. 챔피언조에서는 13언더파로 2타 차 선두를 달리는 몰리나리가 첫 번째 티샷이었다.  
 
몰리나리의 샷은 경사에 맞고 물에 빠져 버렸다. 그러자 우즈는 안전하게 왼쪽으로 공략했다. 점수를 줄여야 할 피나우는 핀을 공략했다. 표정으로 봐선 샷이 아주 마음에 든 듯 했지만 공은 충분히 가지 못했다. 역시 경사지에 맞고 빠져 버렸다. 마지막 2조에서 4명이 래의 개울에 빠졌다. 네 명 모두 더블보기를 했다.  
 
12번 홀은 미스터리다. 오거스타에서 가장 짧은 홀이다. 그러나 155야드의 짧은 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형 사건들이 터졌다.  
 
2011년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로리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4퍼트를 하면서 완전히 망가졌다. 2016년 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리던 조던 스피스는 선두를 달리다 두 번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쿼드러블 보기, 우승을 날렸다.  
 
2012년과 2014년 우승자 버바 왓슨은 2013년 최종라운드 이 홀에서 10타를 치면서 탈락했다. 12번 홀의 난도는 전장 240야드 파 3인 4번 홀과 비슷하다. 마스터스 한 홀 최고 타수(13타)가 여기서 나왔고 홀인원은 3번뿐이다.
 
12번 홀이 어려운 건 그린 앞 개울과 전략적으로 배치된 3개의 벙커, 또 작은 그린 때문이다. 최경주는 “압박감과 혼란스러운 바람, 그린의 기울기, 그린의 속도가 어우러져 아주 재미있는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건 바람이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66타를 친 김경태는 “11번홀까지 계속 뒷바람이 분다. 12번 홀 티잉그라운드에서도 뒷바람이다. 그러나 그린 근처에는 강한 맞바람이다. 이걸 모르고 샷을 했다가는 물에 빠진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골프장의 최저지대여서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동네 사람들은 “잠자는 인디언들의 영혼을 깨웠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골프장을 만들 때 12번 홀 그린 자리에서 인디언의 무덤들을 발견했다.  
 
우즈도 여기서 낭패를 봤다. 2000년 마스터스 1라운드, 그는 이 홀에서 맞바람에 공이 물에 빠져 트리플 보기를 했다. 우즈는 5위로 경기를 끝냈다.  
 
우즈는 그 해 나머지 메이저대회에서는 모두 우승했다. 미국 기자들은 “이 홀에서 갑자기 생긴 바람이 아니었다면 그해 우즈가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15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하는 몰리나리. 그의 공은 나무에 맞고 물에 빠졌다. [AP=연합뉴스]

15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하는 몰리나리. 그의 공은 나무에 맞고 물에 빠졌다. [AP=연합뉴스]

얼음 심장 몰리나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13번 홀 버디로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15번 홀에서 결국 무너졌다.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간 것이 발단이었고 레이업샷이 약간 길었다. 짧은 러프에서 웨지로 그린을 공략했는데 나무에 맞고 물에 빠졌다. 

 
미국 CBS 해설위원 닉 팔도는 “페어웨이였다면 탄도 조절이 가능했지만 러프여서 어려웠다. 세컨드 샷을 너무 세게 치려 한 것이 실수의 원인이 됐다”고 했다. 몰리나리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 꿈이 사라졌다.  
 
15번 홀은 파 5홀로 요즘 선수들은 대부분 2온이 된다. 그러나 그린이 앞 호수 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에 대형 사건이 자주 터진다. 2017년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지난해 공을 6번 물에 빠뜨리고 8오버파 13타를 쳤다. 그의 2연속 우승의 꿈이 여기서 사라졌다.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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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