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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40억원'이 촉발시킨 고성·사천 땅싸움 4년만에 종결

삼천포 화력발전소 회사장(석탄 연소 뒤 나오는 재 처리장) 부지. 중앙 포토

삼천포 화력발전소 회사장(석탄 연소 뒤 나오는 재 처리장) 부지. 중앙 포토

경남 고성군과 사천시가 고성군에 있는 삼천포 화력발전소의 부지 관할권을 놓고 벌여왔던 다툼이 4년 만에 종결됐다. 헌법재판소가 고성군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경남 사천시가 고성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고성군이 사천시의 자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헌재는 “매립지의 관할을 사천시로 인정하게 되면 삼천포화력발전소의 회사장(灰捨場·석탄 연소 뒤 발생한 재를 처리하는 곳) 일부만 사천시가 관리하게 돼 행정의 비효율만 발생하게 된다”며 고성군의 손을 들어줬다. 매립지 관할을 정하는데 매립 전 해상 경계보다 새로 생겨난 매립지의 효율적 이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자치단체가 땅 싸움을 벌인 곳은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삼천포화력발전소 옆 810-1번지와 2번지 중 일부(면적 17만9055㎡)다. 이 땅은 한국전력이 1984년 공유수면을 매립해 만들었다. 석탄을 연소시킨 뒤 발생하는 재(灰)를 처리하는 회사장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고성군이 이 땅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은 이듬해 1월이다. 하지만 사천시는 지난 2015년 2월 27일 제 1·2 회사장 가운데 일부 땅이 해상경계선으로 볼 때 사천시에 포함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사천시 관계자는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발전소 회사장이 생길 당시 공유수면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매립 뒤 고성군 소유가 됐고, 이후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보니까 우리 토지 일부가 넘어간 것으로 판단돼 자치권이 침해됐는지 따져보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반면 고성군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84년 준공돼 고성군 행정구역으로 등록한 뒤 30년 넘게 관리하는 곳이다”며 “우리가 실효적 관리를 해왔으므로 청구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삼천포화력발전소. [연합뉴스]

삼천포화력발전소. [연합뉴스]

 
그러면서 고성군 측은 “권한 쟁의는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사유가 있는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며 사천시가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은 요건이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사천시는 “청구 취지는 과거에도 자치권을 침해당했지만, 장래에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며 “2004년 헌법재판소 판례에 ‘장래 자치권은 시효가 지나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있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두 자치단체가 이처럼 첨예하게 맞섰던 것은 세금과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현재 발전소 주변 지원금은 두 자치단체가 한해 13억3000만원씩 공평하게 받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가 고성군에 등록돼 있어 지역자원시설세(발전량에 따른 세금)와 지방세를 추가로 한해 40여억원을 더 받고 있는데 이것이 두 자치단체가 권한쟁의 다툼을 벌이게 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원래 우리 땅이었는데 사천시에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 우리 쪽에서도 혹시나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어 대형 로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고 T/F팀을 구성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왔다”며 “다행히 헌재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줘서 양 자치단체 간 벌어졌던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우리 시에서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이라며 “하지만 헌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려 현재로써는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고성·사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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