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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대선까지 현상 유지, 김정은 대미 직거래 원해

한·미 정상회담(11일)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12일)을 통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 우리 정부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남·북·미 모두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 시기와 내용 등에서 각기 다른 셈법이 노출됐다.
 
◆문 대통령, 대북 설득 계산법 고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자의 입장을 교환한 데 따른 다음 단계는 4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했다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임을 밝혔고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차례나 언급했는데, 갑자기 문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을 연출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도 “김정은의 시정연설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며 “정부의 대북 특사에 대해서도 북한은 제재 완화 당근이 포함된 안을 가지고 와야 만나겠다는 식의 계산서를 내밀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다음엔 망신 없다 계산법=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 계산법”을 들고 오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고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어져야 나는 주저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미국의 빅딜과 이에 근거한 한국 정부의 중재안도 받기 어렵다는 것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정한 내용이 씌어져야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란 대목을 놓곤 하노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회담 결렬이라는 예측불허의 수에 당혹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미리 패를 보고 나서겠다는 협상 방식을 선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 교수는 “하노이 회담에서 톱다운 협상의 실패를 맛본 만큼 어느 정도 합의문이 나와야 본인이 직접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직거래를 시도하되 다음 북·미 정상회담에선 미리 확인하겠다는 취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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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대선 계산법=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면서도 ‘올바른 딜’을 계속 전면에 내걸면서 당분간 현상유지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김현욱 국립연구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국면은 8~9월 올 가을께 시작된다”며 “이때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선 계산법은 김 위원장도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올 연말까지는 기다려 보겠다”고 시한을 제시한 데 대해 신 센터장은 “연말이 지나면 미국은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 북한이 유리한 협상을 전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북한이 내년 미국 대선까지 계산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정치 일정을 꿰고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가 필요한 가을께를 노리고 있고, 트럼프도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단 적어도 상반기까진 북·미 간 대치 국면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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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