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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요? 아직 불법이죠, 그래도 다 해주니 내원하세요”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아직 법 바뀐 거 아닙니다. 그래도 다 (낙태)해주니까 일단 내원(병원 방문)하세요.”
 

헌법불합치 뒤 일부 산부인과
“남자와 함께 와라” 적극 유치
다수 병원은 조심스러운 모습
약국엔 사후피임약 찾는 이 늘어

12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산부인과에 “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자 이렇게 답했다. 상담실장과 전화가 연결됐다. 그는 “낙태할 수 있다. 남자분과 함께 신분증을 갖고 와서 초음파부터 찍자”며 “내가 소개한 병원에서 수술하면 초음파 검사 비용이 무료다. 임신 8주가 지났으면 수술비가 100만원이 넘고, 6주 이하면 70만원이며 현금 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낙태가 합법화 된 거냐”고 묻자 “불법이어도 다 해주니 걱정하지 말라. 강남에 있는 유명한 병원으로 소개하겠다”고 안심시켰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산부인과는 종전처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부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인터넷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낙태가 가능한 다른 산부인과를 찾기 위해 인터넷과 SNS에서 ‘낙태’ ‘임신중절’을 입력하자 ‘비밀보장’ ‘여의사 상담’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줄줄이 나왔다. 병원을 소개하는 브로커도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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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브로커는 경기도 고양시의 산부인과를 추천했다. 그는 “남자분 동의만 있으면 (수술이) 가능하다”며 “영양제 수액 주사를 맞으면 빨리 회복한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산부인과는 “낙태 수술 상담은 반드시 내원해야 한다”면서 전화·SNS 상담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서울·경기·인천의 산부인과 10여곳을 확인했더니 대다수가 조심스런 모습이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아직 법적으로 변화가 없어 병원의 낙태 상담과 수술에는 큰 변화는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일부 산부인과에서 운영하는 ‘비밀 상담방’이나 브로커를 활용하는 ‘비밀 병원’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말했다.
 
SNS에서는 임신중절 약물(미프진)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신 50일 이내에 복용하면 낙태가 가능한 약이다. 낙태가 불법이어서 수입할 수도, 처방할 수도 없다. 해외 구매 대행 등을 통해 암암리에 거래된다.  
 
자녀 셋을 뒀다는 김모(36)씨는 “행여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될까 항상 노심초사한다. 미프진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 한결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말했다.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박기범 약사는 “사후피임약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데 몇몇 손님이 ‘이제 그냥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항의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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