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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임실에 270억 연소득 안기고, 하늘로 떠난 치즈 신부님

지정환 신부

지정환 신부

“지정환 신부님의 최종 선물(목표)은 치즈가 아니었다.”
 
‘한국 치즈의 아버지’ ‘임실 치즈의 대부’로 불리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본명 세스테벤스 디디에·사진) 신부에 대해 전북 임실군에 있는 임실치즈마을 송기봉(62) 운영위원장은 14일 “(1960년대) 당시 임실 사람들은 가난하고 무지했다.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성직자로서 말을 전하는 것보다 간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 신부는 전날 오전 9시 55분쯤 전북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송 위원장은 “신부님은 군사 독재에 길든 문화 속에서 주민들 스스로 ‘이 땅의 주인공이 돼라’고 하셨다”며 “치즈를 통해 주민들이 희망을 품고 자립할 수 있게 도왔다”고 했다.
 
송 위원장에 따르면 지 신부는 한 달 전쯤 “감기 기운이 있다”며 병원에 입원했다. 지인들의 전화도 안 받고, 어떤 병인지도 안 알려줬다고 한다. 그는 “알고 보니 암 병동에 계셨다. 갑자기 돌아가셔서 황망하다”고 했다.
 
지 신부의 빈소가 차려진 전주 중앙성당에는 이틀째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 신부 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난 임실 지역 주민들은 “아버지를 잃은 심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임실군 간부들과 빈소를 찾은 심민(72) 임실군수는 “임실 치즈가 1년에 270억원의 소득 효과를 올리고 있다. 임실로서는 그분(지 신부)의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임실군은 2017년 10억4000만원을 들여 지 신부가 세운 치즈공장과 살던 집 등을 복원해 ‘임실치즈 역사문화공간’을 지었다. 지 신부도 평생 모은 임실 치즈 관련 사진들을 임실군에 기증했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6일 오전 10시 전주 중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진행한다. 장지는 전주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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