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영화밖에 몰랐던 풍운아 신상옥, 최은희....그립습니다

배우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 부부는 올해 4월로 각각 타계 1주기, 13주기를 맞는다. [중앙포토]

배우 최은희와 신상옥 감독. 부부는 올해 4월로 각각 타계 1주기, 13주기를 맞는다. [중앙포토]

“암울했던 납북 시절, 장식품 같은 머리맡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니까 ‘납치됐으면 당당하게 납치됐다 하라’는 제 목소리를 들으셨다 했습니다. 처음 남한 방송 들은 언니는 욕조에 물을 틀고 우셨습니다. ‘은정아, 나 여깄어. 나 여깄어, 은정아.’ 이제 수고와 고생이 끝난 세상에, 언니의 자유 해방을 축하하며….”

 
1년 전 별세한 은막의 스타 최은희를 추모하는 성우 고은정의 목소리가 눈물로 젖었다. 지켜보던 이장호 감독이 그의 손을 잡아줬다. 

같은 4월 세상 떠나 각각 13주기, 1주기
원로 영화인 등 30여명 모여 추모행사
7월 안양에서 제3회 신필름예술영화제 개최

한국영화계의 거목이었던 신상옥 감독(1926~2006), 배우 겸 감독 최은희(1926~2018) 부부의 추모식이 12일 서울 충무로 한 극장에서 열렸다. 1926년생 동갑내기 부부는 12년 세월을 두고 같은 4월 세상을 떠났다. 신상옥은 감독은 11일로 13주기, 최은희는 16일 1주기를 맞는다.   
 
이날 추모식에는 부부가 설립한 영화제작사 신필름과 안양예술고등학교 출신 스타와 영화계 동료 등 영화인 30여 명 참석했다. 배우 신영균·정혜선·김보연, 정진우·이장호 감독 등이 자리를 지켰다. 
 
"요즘 한국영화 재미없어…과거 열정·투지 그리워"
원로배우 신영균이 12일 신상옥 감독 13주기, 배우 최은희 1주기 추모행사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로배우 신영균이 12일 신상옥 감독 13주기, 배우 최은희 1주기 추모행사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신영균은 “우리나라 영화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함께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신 감독, 최은희 여사는 우리나라 영화 발전에 정말로 큰 기둥, 거목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상옥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장호 감독은 “요즘 한국영화는 솔직히 재미없다. 자나 깨나 돈”이라며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열정과 투지가 그립다”고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눈 깜짝 않았던 풍운의 신 감독님, 현장의 어머니처럼 다정했던 최은희 선생님, 참 부러웠다. 저희는 그렇게 살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납북 8년 만에 극적 탈출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다큐 영화 '연인과 독재자'에 나오는 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가운데)과 신상옥, 최은희 부부의 모습은 1984년쯤 찍은 사진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 Hellflower Film Ltd.]

다큐 영화 '연인과 독재자'에 나오는 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가운데)과 신상옥, 최은희 부부의 모습은 1984년쯤 찍은 사진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 Hellflower Film Ltd.]

부부는 굴곡도 많았다. 78년 최은희가 홍콩 방문 중 납북되자, 그를 찾으려 홍콩에 간 신상옥 역시 납북됐다. 8년 만에 극적으로 탈출하기까지, 부부는 영화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북한에서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 중 ‘소금’으로 최은희는 85년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탈북 이후 각종 논란을 우려해 10년 넘게 미국에 머물다 99년 한국에 영구 귀국했다.  
 
“영구 귀국하기 전 국적을 가지고 시비가 오가던 때, 소주잔을 기울이다 언니가 펑펑 우셨죠.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그래요, 잘못한 일 없습니다. 평생 영화밖에 모르고 산 게 잘못일 수는 없죠.” 성우 고은정은 이렇게 고인을 위로했다.  
 
아들 신정균 감독 "꿈에 어머니 나타나…"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 [사진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 [사진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

“너무나도 그리워서. 밤새 그렸어요/별처럼 사랑하자던 님이 그리워서….”

 
1968년 최은희가 부른 노래 ‘사랑 찾아 왔어요’와 함께 스크린에 부부의 생전 모습이 흐르자 아들 신정균 감독은 눈을 떼지 못했다.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사실 올해는 영화제(신필름예술영화제) 개최에 좀 더 신경을 쓰다 보니, 추모식을 따로 안 하려 했는데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셨다. 서운하신 것 같아 작게라도 추모식을 하게 됐다”면서 “작년 신성일 선생님 가시고 매년 한 분 한 분 안 보이신다”며 참석자들에게 건강을 당부했다.  
 
올해로 제3회를 맞는 신필름예술영화제는 신필름의 안양촬영소가 있었던 경기도 안양시에서 7월 12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신상옥영화감독상은 ‘버닝’의 이창동 감독, 최은희영화배우상은 ‘1987’ ‘리틀 포레스트’의 김태리가 받았다.  
 
관련기사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