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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치즈 개척자' 지정환 신부 별세…향년 88세

임실 치즈 역사 성가리 삼성마을 벽화와 지정환 신부. [임실군 제공=연합뉴스]

임실 치즈 역사 성가리 삼성마을 벽화와 지정환 신부. [임실군 제공=연합뉴스]

한국에서 임실치즈를 만드는 데 노력해 온 지정환 신부가 13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천주교 전주교구는 이날 지 신부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고인의 장례일정과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태생인 지정환 신부는 1959년 12월부터 천주교 전주교구 소속 신부로 활동하며 한국 치즈 산업 육성에 힘 써왔다. 지역 농민들을 돕기 위해 1967년 국내 최초로 전북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설립하고 유럽의 치즈 기술을 한국에 전파했다. 
 
지 신부는 1981년 다발성신경경화증이 발병해 치료차 벨기에로 떠났지만 3년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당시 지 신부는 가슴 아래쪽에 감각이 없는 중증 장애를 안고 돌아왔다. 지 신부는 귀국 후 중증장애인을 위한 재활센터 '무지개 집'을 세워 장애인을 돕는 데 헌신했다.   
 
지난 2002년 한국 치즈산업과 장애인 복지에 기여한 공로로 호암상을 받은 그는 2004년 사제직에서 은퇴한 뒤 2016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지 신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성씨와 본관을 새로 만드는 창성창본을 허락받아 임실 지씨의 시조가 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국빈 방한 중인 필립 벨기에 국왕의 부인 마틸드 필립 왕비와 만나 환담을 하며 지정환 신부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여사는 한국인들도 임실 치즈를 즐기며 지정환 신부를 존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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