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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귀농 3898만원 벌어, 60%는 농촌생활 ‘만족’

서울서 마케팅ㆍ영업 관련 일에 종사하던 송상희(40)씨는 4년 전 고향인 전북 장수로 ‘귀농’했다. 친환경 농법으로 채소 농사를 시작했지만 해충 및 잡초 관리에 실패해 귀농 첫해 수익은 마이너스. 아내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송씨 또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이후 그는 주력 재배 품종을 초석잠ㆍ까마중 같은 희귀 약초로 바꿨다. 출하 시점을 남들보다 앞당겼고, 본인의 옛 전공을 살려 인터넷 판로를 개척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의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재배한 약초를 티백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 중인 그는 “농ㆍ림ㆍ수산업, 제조ㆍ가공 판매 및 서비스가 융합된 ‘6차 산업’을 개척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3일 농수산식품부가 소개한 귀농 성공 사례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에 따른 귀농 행렬에 이어, 최근에는 취업난 등으로 30~40대까지 가세하면서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연간 귀농ㆍ귀촌 인구는 2017년 50만명(51만6817명, 통계청)을 넘어섰다.
 
농식품부의 ‘2018 귀농ㆍ귀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보 귀농인은 송씨처럼 시행착오를 겪는다. 귀농 전의 평균 가구소득은 4232만원이었는데 귀농 1년 차에는 2319만원으로 수입이 줄었다. 하지만 4년 차에는 3949만원, 5년 차에는 3898만원을 벌어들여 귀농 전 소득의 92%까지 회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가 평균 소득(3824만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귀농 성공 위해선 사전 교육 필수
하지만 귀농이 시골에 땅 사고 집 마련해 내려간다고 해서 다 잘되는 일은 아니다. 충북 제천시에서 고추와 참깨 등을 키우는 우달영(52)씨는 2016년 귀농을 하기 전 서울에서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 귀농귀촌협의회’ 모임에 가입해 선배들의 경험을 전수 받았다. 김포에서 자투리땅을 마련해 농사도 지어봤다. 이후 제천시의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서 1년간 귀농체험을 하면서 실제 농사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했다.  
 
현재 그는 1만3200㎡의 면적의 농장을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우씨는 “유기농업 기능사와 식품가공 기능사 자격도 취득했다”며 “철저한 준비와 계획ㆍ목표ㆍ열정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실제 귀농 가구의 평균 준비 기간은 27.5개월. 절반 이상은 1~3년간의 귀농 준비 기간을 거쳤다. 또 귀농 가구의 3분의 2는 온ㆍ오프라인이나 선도 농가 인턴십 등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귀농 교육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교육을 받았을 때 더 높은 농업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 가구는 주로 ▶과수(23.2%)▶노지채소(19.2%)▶시설채소(14.9%)▶논벼(14.3%)▶특작ㆍ약용(9.8%)을 재배한다. 또 귀농 가구의 43.1%는 농산물 가공ㆍ판매나 자영업 등 농업 외 경제활동을 병행했다. 체류형 농장 및 프로그램, 사계절 체험 시설 운영, 토마토 발효 음료 개발 및 판매 등이 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귀농인들은 ‘자연환경이 좋아서’(26.1%), ‘농업 비전ㆍ발전 가능성’(17.9%), ‘도시생활에 회의’(14.4%) 등을 이유로 귀농을 결심했다. 만족도는 대체로 높았다. 60.5%가 ‘만족’이라고 답했고, 보통은 32.5%, 불만은 7%였다. 귀농 이후 지역 주민과의 관계는 ‘좋다’는 응답이 76.9%였고, ‘좋지 않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월평균 생활비는 196만원이었고, 식비, 주거ㆍ광열ㆍ수도ㆍ전기세, 교육비 순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귀농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영농 창업 지원, 스마트 농업 교육 확대, 귀농 교육, 치유ㆍ돌봄 서비스 등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시골이 좋아 내려오는 ‘귀촌’도 신경 쓰는 분야다. 귀촌 가구의 19.7%는 귀촌 이후 5년 이내에 농업 일을 시작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귀농 가구가 그만큼 많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준비 없는 귀농은 실패 가능성 커
그러나 막연한 장밋빛 기대만으로 귀농했다간 후회가 커질 수도 있다. 농사 실패, 판로 미비, 생활비 부족 등에 시달려 결국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선입견과 텃세, 집이나 토지 문제, 마을 공동시설 이용 문제 등으로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나왔다.
자료: 농식품부

자료: 농식품부

이시혜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영농 기술과 기본적인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이주 지역에 대한 문화ㆍ생활여건을 이해하는 등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귀농인 중 농촌에 연고가 있거나 농촌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중이 높은 점은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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