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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무도리 주민 "마닷 부모, 돈 마구 빌린 뒤 한밤 잠적"

마이크로닷이 1998년 5월까지 살았던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의 한 마을 전경. 최종권 기자

마이크로닷이 1998년 5월까지 살았던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의 한 마을 전경. 최종권 기자

 
“집집이 찾아와 돈을 빌렸던 거로 기억해요. 그리고 어느 순간 사라졌어요.”
12일 오후 래퍼 마이크로닷(26·본명 신재호)의 부모가 젖소 농장을 운영했던 충북 제천시 송학면 무도리. 이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부부가 국외로 잠적한 1998년 5월까지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시 부부가 인심도 좋고 농장을 크게 운영해 주민들이 있는 돈을 다 빌려줬단 얘기를 들었다”며 “나는 돈이 없어서 빌려주지 않았지만, 친인척이나 고교 동창들이 피해를 많이 본 거로 안다”고 했다.
 
산기슭의 이 마을에는 마이크로닷 아버지 신모(61)씨의 친인척과 주민 60여 명이 살고 있었다. 신씨 부부는 당시 젖소와 트랙터, 각종 농기계를 모두 처분한 뒤 잠적했다. 현재 축사는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신씨 부부가 사전에 야반도주를 계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씨 부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10일 신씨의 아내 김모(60)씨를 제천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난 피해자 문모(61)씨는 “내 아내가 ‘왜 야밤에 도망을 갔냐’고 따졌더니 김씨가 ‘도망간 게 아니라 자식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떠난 것’이라고 말해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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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마이크로닷. [일간스포츠]

래퍼 마이크로닷. [일간스포츠]

 
무도리에서 만난 다른 주민 A씨(81)는 “부부가 부지런하고 마을 주민들한테 잘해줘서 의심할 수 없었다. 하룻밤 사이에 농장을 처분하고 도망가는 바람에 동네가 발칵 뒤집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의 잠적 당시 소를 운반한 박모(64)씨는 “오후 10시에 소를 트럭에 싣고 경기도 수원에 있는 매매상에 갖다 줬다”며 “신씨는 농장에 없었고, 다른 트럭에는 트랙터와 각종 농기계, 우유 짜는 기계가 실려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뒤 해외로 달아난 혐의(사기)로 신씨를 구속 수사 중이다. 신씨의 아내는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피해 금액은 약 6억원이다. 고소장을 낸 피해자 14명 중 8명은 이미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은 “차용증을 써주지 않고 현금을 빌려줬거나, 곗돈 피해를 본 주민들이 많아 실제 피해 금액은 2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6)의 아버지 신씨가 지난 11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제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6)의 아버지 신씨가 지난 11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제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제천경찰서에는 과거 신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주민 3명이 경제팀을 찾아 진정서 작성을 문의하고 있었다. 피해자 중에는 신씨의 친인척도 포함됐다. 금융대출 보증 피해를 본 신씨의 형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생이 돈을 갚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이 아니겠냐. 하지만 만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11일 피해자 한 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했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주민들한테 진정서를 받고 있다”면서도 “차용증이나 변제내역 등 명확한 증거가 없을 경우 사실관계를 입증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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