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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이들 게임할 때 중국선 어플로 ‘시진핑사상 조기교육’

“미국에서 포트나이트(게임)를 즐길 때 중국 학생들은 사회주의에 뛰어들고 있다.” (CNN)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 이념을 전파하기 위해 초·중학생 대상 모바일 학습 어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는 등 조기 사상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보기술(IT) 굴기를 과시하고 있는 중국답게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신개념 사상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CNN은 “중국이 신시대 사회주의와 시 주석이 연설에서 인용한 고전(古典) 등을 학생들이 배우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앱을 출시했다”며 “당에 대한 신념을 강화하고 신뢰할 만한 사회주의 계승자가 되도록 북돋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교육부와 공산당 산하 아동조직인 소년선봉대 등의 주관으로 이 같은 앱이 출시되고 관련 웹사이트(rmbsn.cn)가 개설됐다. 플랫폼은 인민일보가 운영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초·중생 대상으로 나온 학습 앱 강좌 캡처. [RMRBSN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초·중생 대상으로 나온 학습 앱 강좌 캡처. [RMRBSN 캡처]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소강(小康)사회 건설(Building a well-off society)’이란 제목의 강좌에선 시진핑 지도부가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목표로 내건 전면적 소강사회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경제, 민주, 과학, 교육, 문화, 사회 발전, 인민 생활 등 여러 방면의 요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전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모든 지역, 모든 민족, 모든 사람이 똑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다. 소강사회란 먹고 사는 걱정이 없고 약간의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중진국 수준의 사회를 일컫는다. 시 주석은 “농촌 빈곤 인구를 완전히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걸 상징한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소강사회를 기반으로 궁극적으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强國)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학년 대상의 강좌에는 삽화가 다수 삽입된 게 특징이며 시진핑의 국가사업인 중국몽, 일대일로 등을 설명하는 데 힘을 쏟기도 한다. 한 강좌에선 “할아버지 시(시진핑)가 우리를 신시대로 이끌었다”며 “우리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고 세계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에 둘러싸여 손을 흔들고 있는 시 주석의 삽화와 함께다. 신시대는 과거의 “위대한 업적을 토대로 한다”며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사진을 나란히 싣기도 했다. 시 주석 자신이 마오와 덩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정신적 매뉴얼이 등장한 건 시 주석의 사상에 거부감 없는 세대를 육성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적절한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18일 학교사상정치이론과(思政科) 교사와의 좌담회 자리에서 중국은 반드시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업을 위해 일생동안 헌신할 인재를 배양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를 잘 교육하고 잘 배양해야 하며 애기(娃娃)때부터 이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초·중생 대상으로 나온 학습 앱 강좌 캡처. [RMRBSN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초·중생 대상으로 나온 학습 앱 강좌 캡처. [RMRBSN 캡처]

홍콩대학교의 중국 평론가 데이비드 밴두르스키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당의 메시지를 스마트폰 세대에 재천명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안팎에선 정부가 앱 사용을 지나치게 강제하고 있단 비판도 제기된다. 칭화대 부속 고등학교 10학년(고1) 한 학생은 학교로부터 학습량을 할당받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교사와 교육기관은 플랫폼에 접속해 학생들의 학습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당 중앙선전부가 출시한 앱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 [CNN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상 교육을 위해 당 중앙선전부가 출시한 앱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 [CNN 캡처]

앞서 지난 1월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출시한 성인용 정책선전 앱 ‘쉐시창궈(學習强國·학습강국)’ 역시 이런 논란을 빚었다. 단시간에 사용자가 1억명을 넘는 등 화제를 모았지만 9000만명의 공산당원과 국영기업 소속 직원 등을 상대로 당국이 사실상 강제권유한 결과란 것이다. 접속하면 1점이 부과되고 기사나 영상 등을 보면 2점의 점수가 주어지는데 한 관료는 “하루 최소 30점을 얻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쉐시창궈는 시진핑 사상을 집대성한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로 문화혁명 당시 마오쩌둥의 어록을 정리한 빨간색 표지의 책과 유사해 디지털 버전 ‘홍서(紅書)’로 불린다. 
 
영국 오픈대학교 존 노튼 교수는 가디언에 쓴 글에서 “시진핑의 종신 집권이 가능하도록 헌법이 개정됐지만 그에게 이건 충분치 않다”며 시 주석이 “마오가 그랬듯 ‘시진핑 사상’으로 알려진 그의 정치 철학에 시민들을 몰입시키길 열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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