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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중재안에 확답 안 한 트럼프

뉴스분석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며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일시·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3차 정상회담이 이어지도록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또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가능하다”면서도 “서두르면 옳은 합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29분간 공개 발언과 회견을 포함해 116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설득할 카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적절한 때가 오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그 시점을 “올바른 합의가 이뤄지고 핵무기가 사라질 때”라고 못을 박았다. 사실상 ‘빅딜’이 이뤄질 때까지 개성·금강산 카드를 북·미 협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개성·금강산 재개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이 거세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설득할 확실한 지렛대를 쥐지 못하게 된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경협 프로젝트 대신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국이 남북 경협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재완화를 허용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인도적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한국이 북한에 식량과 다양한 다른 것들을 도와주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유엔 안보리 핵심 결의안은 유지돼야 하지만 (제재에) 작은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힌 것과도 연결된다.
 
한·미는 이미 2017년 9월 이후 연기된 유니세프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한국 정부의 북한 모자 영양 지원 사업(91억여원 규모)을 집행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WFP는 별도로 지난 2월 향후 3년간 1억6000만 달러(약 1823억원)를 들여 7세 미만 아동과 임산부 등 280만 명을 지원해 북한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끝낸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 국무부도 지난 10일 “폼페이오 장관이 9일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을 만나 대북 영양 지원 사업을 협의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빅딜을 논의하고 있다”며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에게 문서로 건넨 빅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동시에 스몰딜, 즉 단계적 접근의 가능성도 열어 놨다. ‘문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외교 절차를 지속하기 위해 더 작은 합의를 받아들일 거냐’는 질문에 “어떤 딜인지 내용을 봐야 한다” “다양한 스몰딜도 가능할 수 있다. 단계적·부분적으로 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하노이 회담 전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추진한 잠정 합의의 핵심 내용이 인도적 지원이었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제재 면제 폭을 확대해 ‘빅딜’보다 작은 규모의 스몰딜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뉴욕 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과 김 위원장의 점진적 접근을 접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최종 목표에 합의한다면 원칙적으로 빅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북·미가 영변 해체를 포함한 핵개발 동결과 일부 제재완화를 완전한 비핵화와 전면 제재 해제로 가는 로드맵과 함께 합의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스몰딜 카드를 김 위원장이 선뜻 받을지는 미지수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영변의 제한적 폐기 대신 5개 유엔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퇴짜를 맞고 화가 난 김 위원장이 다시 협상에 나서려고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2020년 미 대선 이후 차기 미국 정부와 협상하려고 시간 끌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을 위한 제재완화를 얻는 데 실패한 만큼 북한이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흥미를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강태화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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