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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재갈 vs 정당한 법 집행…어산지 체포 후폭풍

최익재의 글로벌 이슈 되짚기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사인 제니퍼 로빈슨(가운데)이 어산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줄리안 어산지의 변호사인 제니퍼 로빈슨(가운데)이 어산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 ks)’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47) 체포에 따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주장과 언론 탄압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 송환 등 향후 신병 처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경찰이 어산지를 체포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어산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군 잔혹 행위에 대한 증거를 공개한 인물이다. 영국은 그의 (미국) 송환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산지는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 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을 사주해 국방부 컴퓨터의 암호를 풀고 기밀 자료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관련 보고서 70만 건과 미 외교 전문 25만 건이 포함돼 있다.
 
어산지. [로이터=연합뉴스]

어산지. [로이터=연합뉴스]

◆어산지 체포에 찬반양론 맞서=훔친 자료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언론인이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어산지 측 주장이다. 공익을 위한 공개는 언론인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어산지의 변호사인 제니퍼 로빈슨은 “어떤 언론인이든 미국과 관련해 진실한 정보를 공개할 경우 기소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어산지도 체포 당시 “이건(체포는) 불법이다. 나는 (영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은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산지의 처벌을 요구하는 측은 “핵심은 불법적 기밀 취득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그가 언론인으로서 기밀을 공개한 데 대해 따지는 것이 아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어산지가 공개한 기밀들로 인해 공공의 이익이 얼마나 증진됐느냐로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송환 어떻게 되나=미 법무부는 어산지를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최고 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하지만 어산지가 송환되면 해킹 외에도 스파이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처벌 수위는 훨씬 높아진다.
 
외신들은 어산지의 송환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송환을 위해서는 영국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최소 6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볼 때 해킹범에 대한 송환은 쉽지 않다. 영국인 해커 로리 러브의 경우 미 연방수사국(FBI) 등을 해킹한 혐의로 2013년 체포됐지만 결국 지난해 영국 법원은 그에 대한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특히 어산지가 유능한 변호사 등 상당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는 만큼 그의 미국 송환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어산지 갑자기 왜 체포?=7년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했던 어산지가 체포된 것은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의 협조 덕분이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미 정부 기밀 공개 이후 국제적 인물로 급부상했다. 이런 와중에 과거 스웨덴에서 저지른 성범죄로 2010년 영국 경찰에 체포됐고, 스웨덴 송환이 결정되자 “이는 미국 송환을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하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 생활에 들어갔다. 당시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어산지에게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2017년 모레노 대통령 집권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모레노 대통령이 경제 회복과 외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 정부와 달리 친미 성향을 보이면서다. 어산지와 모레노 대통령의 갈등은 지난해 3월 시작됐다.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 독립과 러시아 스파이 사건 등과 관련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며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자 이를 금지했다.
 
결정적 계기는 위키리크스가 모레노 대통령의 사적 통화 내용과 침실 사진 등 사생활을 공개한 것이었다. 이에 분노한 모레노 대통령은 “어산지가 지속적으로 국제적인 망명 조건을 위반해 외교적 보호 조치를 철회한다”며 어산지가 2017년 취득한 에콰도르 시민권을 정지시키고 영국 경찰의 대사관 진입을 허용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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