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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에 피아노 시작, 서른에 정점 오른 피아니스트 '장하오천'

1992년 상하이. 3살배기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란 잡지에서 기사 한 꼭지를 읽는다.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최고의 방법은 피아노를 배우는 것?”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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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하오천(張昊辰·30)은 그렇게 피아노와 첫 만남을 갖게 됐다. 피아노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드라마틱하진 않았지만 그는 지금 세계 클래식계에서 영향력 있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그는 최연소란 수식어가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5세에 상하이뮤직홀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졌고, 12살엔 차이코프스키 청소년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었다. 16살엔 커티스 음대에서 랑랑과 유자왕을 길러낸 게리 그래프먼을 사사했다. 2009년, 스무 살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연주는 미국 음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2019년 4월 11일, 금호아트홀 <클래식 나우!>시리즈로 한국에서 첫 독주 무대를 가졌다. 2012년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협연무대 이후 두 번째 방한이다. 장 하오천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중국 대륙에서 랑랑, 유자왕 등과 어깨를 겨루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져있다.
장하오천

장하오천

앞서 언급한 랑랑과 유자왕의 경우 쇼맨십이 뛰어난 피아니스트다. 반면 그는 섬세하고 차분하게 자신만의 피아니즘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본인을 어떤 피아니스트로 정의할까?  

"랑랑, 유자왕 모두 본인들의 성격, 가치관, 좋아하는 것이 연주에 다 드러난다. 난 그들에 비해 내향적인 사람이다. 작품의 내면을 탐구하는 곡에 끌린다." 

그러나 그의 리사이틀을 보면 강한 타건의 연주도 잘한다. 내향적이지만 에너지는 충만한 사람이다.   
 
그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탐구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관객들이 선호하는 곡이 뭘까 고민하기도 한다. 결국 나의 개성이 담겨 관객들에게 진실되게 다가가는 곡을 연주하더라."며 본인을 하나의 키워드나 범주에 국한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했다.
 
그는 기억도 흐릿할 서너 살의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가족 중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었다. 취미로 배우려던 피아노가 그의 일상이 됐고, 일생의 업이 됐다. 그가 피아노를 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피아노를 하게 만든 동력은 또 무엇이었을까?

"서른 살의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정도는, 4살 때 그리고 10살 때와 다르다. 마치 평행선과 같이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 다른 음악가들이 흔히 말하는 '어떻게 음악에 빠져들었는 지'에 대해 미화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냥 너무 자연스러운 거다. 음악을 계속 하게 만드는 동력은 부모님, 스승, 동료들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건 호기심 때문이다."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 장하오천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 장하오천

 
인터뷰 내내 그는 탐구하고, 내면을 들여다보고, 도전하길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 그는 "음악은 운동선수처럼 10대, 20대의 최고 기량을 내고 은퇴하는 게 아닌,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작업"이라며 계속 그 나이에 품을 수 있는 호기심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그 호기심을 연주로 충족시킨다. 20대 초반까지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연주해야겠다 정했지만, 이제는 양적인 시간보다 집중할 수 있을 때, 영화나 책을 읽고 강한 영감을 받을 때 연주한다. 이미 궤도에 올랐기 때문일까, 그는 이미 자기 자신과 피아노를 충분히 컨트롤하고 있었다.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 장하오천

금호아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 장하오천

 
요즘 중국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는 학생 수가 한국 인구보다 많다고 한다. 중국 중산층 부모들의 음악에 대한 교육열이 굉장히 뜨겁다. 중국에 클래식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넓은 관점에선 중국에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좋다고 본다. 1950~60년대 미국에선 모든 아이들이 악기를 하나씩 다뤘다. 30년 뒤 미국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클래식 공연을 보는 청중이 많아졌다. 어릴 때 악기를 접한 이들은 미래에 청중이 된다. 그런데 한 가지 기우가 있다면, 그들이 강요에 의해 음악을 하게 되면 오히려 음악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거다. 음악은 자연스러워야한다.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말이다."

장하오천

장하오천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봤기 때문일까. 장하오첸은 그가 사랑하는 음악과, 삶에 대해 뚜렷한 신념과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의 연주 역시 그를 닮아 섬세하고 단단할 듯 싶다. 음악에 대한 사랑이 세월에 비례해 커진다는 피아니스트. 그가 5년, 10년 뒤 들려줄 음악은 어떤 울림을 줄까 진심으로 기다려진다.  
 
아 참, 그에게 네이버 중국판 이용자들이 들으면 좋을 음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음악감독을 맡은 중국 출신 작곡가 치강첸(Qigang Chen)의 곡을 추천했다. 그는 프랑스, 미국에선 유명하지만 한국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라고. 중국의 향수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차이나랩 임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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