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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는 죄 아니다…66년의 굴레 벗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12년 합헌 결정 이후 7년 만의 반전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이지만 바로 해당 조항이 무효가 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올 수 있어 일시적으로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이로써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처벌돼 온 여성의 낙태는 66년 만에 범죄의 굴레를 벗게 됐다. 헌재는 11일 오후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269조 1항과 낙태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207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률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 7대2 헌법불합치 결정
“임신한 여성 자기결정권 침해
내년 말까지 법률 개정하라”
낙태 허용 기간 입법이 숙제

헌재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처벌하는 것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여성은 임신 유지로 인한 신체적·심리적 부담, 출산 과정의 신체적 고통·위험을 감내하도록 강제당할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고통까지도 강제당한다”며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낙태가 범죄행위로 규율되면서 수술 과정의 사고에 대해 법적 구제를 받기 어렵고, 비싼 수술비 때문에 미성년자나 저소득층 여성들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현실에서 낙태죄로 처벌받는 사례가 거의 없어 사문화된 점과 낙태가 헤어진 상대 남성의 복수의 수단, 가사·민사 분쟁의 압박 수단 등으로 악용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9명의 재판관 중 유남석·서기석·이선애·이영진 재판관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이석태·이은애·김기영 재판관은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조용호·이종석 재판관은 합헌 의견이었다. 앞서 헌재는 2012년 4대4(재판관 1명 공석)로 합헌을 결정했다. 위헌정족수 6명에 2명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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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는 이날 결정을 환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의 존엄성,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삶을 억압하던 낙태죄를 폐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여성들 모두의 승리”라고 밝혔다. 종교계는 반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죄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비판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지만 당장 낙태 시술이 허용되는 건 아니다. 낙태 허용 주수, 건강보험 적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예외적으로 임신 6개월(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다. 헌재는 이날 ‘임신 초기’를 22주 내외로 봤다. 
 
박사라·이수정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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