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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할 일 아닙니다" 말에···낙태죄 폐지 찬성 측 "기뻐요!"

 
11일 오후 2시 46분, "헌재가 헌법 불합치 판결을 했답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태죄 폐지’를 들고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인지 환호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피켓을 들고 있던 모두의 표정은 일순간에 환해졌다.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기다린 결정"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측은 "OECD 국가 중 칠레와 함께 임신중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나라였는데, 이제 부끄럽지 않은 국제적 기준을 가진 나라가 됐다"고 밝혔다.
'낙태죄 유지'를 주장하던 쪽에서 "여러분, 이건 기뻐하고 슬퍼할 일이 아닙니다"라는 소리가 들리자 폐지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기쁩니다!"라고 외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공동행동 측은 "국가가 낙태를 인구조절의 도구로 삼아온 역사를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종결하고 있습니다.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역사를 바꿀 지점이 될 것입니다"고 반겼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면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의료인들 . 김정연 기자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면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의료인들 . 김정연 기자

 
공동행동 측이 "며칠 동안 이 결정을 기다리면서 활동가들은 잠도 못 자고 기다렸다. 지금도 꿈인가 싶다"며 주문을 읽자 또 한번 함성이 쏟아졌다. 공동행동 측은"낙태가 죄라면 법인은 국가다. 수년에 걸쳐 낙태죄 폐지를 외쳐온 우리는 인구관리의 목적에 따라 여성 몸을 통제하고 생명을 선별하며, 그 책임을 여성에게 처벌로서 전가해온 역사가 바로 낙태죄의 역사임을 폭로했다.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로 나선 서로를 연대한 모두가 없었다면 오늘 판결도 없었을 것이다"며 헌재의 결정을 자축했다. 반대쪽에 모여있던 '낙태죄 유지' 측은 오후 3시가 되자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들. 김정연 기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들. 김정연 기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보고 있는 거예요!"…SNS로 공유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현장 상황을 SNS로 공유하고 있는 녹색당 신지예 공동위원장. 김정연 기자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현장 상황을 SNS로 공유하고 있는 녹색당 신지예 공동위원장. 김정연 기자

녹색당 신지예 공동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앞 상황을 SNS 라이브 영상으로 시민들과 공유했다. 신 위원장은 "반대쪽에서 스피커 소리가 너무 컸지만 괜찮아요. 불합치니까" 라며 "우리는 지금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너무 행복하다. 그간 여성들이 낙태죄 때문에 너무 많이 임신중절수술을 하며 울고, 못 받아서 울고 했는데 이제 그런 일들은 뒤로할 수 있는 역사적인 선고다"라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오후 1시부터 나눠주는 현장 방청권을 받기 위해 오전 6시30분부터 1등으로 줄을 섰던 서모(21)씨는 "보편적 인권의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새벽부터 줄을 섰다"며 "일단 자세한 판결문을 읽어봐야 하겠지만, 현장에서 주문을 들을 때 안도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선착순 방청권 배부를 알리는 헌재 안내문. 김정연 기자

선착순 방청권 배부를 알리는 헌재 안내문. 김정연 기자

 
의사들 "정확한 지침 만들라"
도심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꾸준히 해왔던 B-wave 측은 "완전 폐지가 아니라 제한적 헌법불합치고, 낙태죄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라 절반의 성공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입법 개정시한인 2020년 12월까지 꾸준히 낙태죄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8일부터 '인공임신중절수술 전면 거부'를 선언했던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결과에 대해 "낙태죄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정부·국회가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진료실에서의 갈등 최소화를 위해 정확한 지침을 제시해 우선의 혼란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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