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책임은 내게 있다" 실언 각료 2시간 만에 해임한 아베

 "임명책임은 총리인 저에게 있습니다. 이런 사태에 이르게 된 데 국민들게 사죄 드립니다."
 
10일 밤 9시4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앞에 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침통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11일 총리관저에 출근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날 단행된 사쿠라다 올림픽담당상 경질과 관련 "내각 전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 총리관저에 출근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날 단행된 사쿠라다 올림픽담당상 경질과 관련 "내각 전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방금 전 아베 총리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사퇴’를 발표한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담당상의 실언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였다. 
 
사건이 터진 건 이날 저녁 6시 30분쯤이었다. 
 
사쿠라다 올림픽담당상은 이와테(岩手)현 출신인 자민당 동료 의원의 후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도호쿠 지역의 이와테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의 피해가 컸던 지역이다. 
 
그는 인사말에서 동료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와테의)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건 다카하시 의원이다. 잘 부탁한다"라고 했다. 
 
일본 내에선 대지진 피해 지역을 빗대서 함부로 말하는 건 금기시돼있다. 
 
사쿠라다의 발언은 일본 내 상식의 금지선을 넘어버린 게 됐다.  
 
10일 사퇴한 사쿠라다 요시타카 올림픽담당상.[사진=지지통신 제공]

10일 사퇴한 사쿠라다 요시타카 올림픽담당상.[사진=지지통신 제공]

주변에 있던 의원들이 먼저 “발언이 좀 이상하다”고 웅성댔다. 행사장을 나온 사쿠라다는 처음엔 기자들의 추궁에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기억에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총리관저는 발칵 뒤집혔다. 자민당 간부들로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전해 들은 아베 총리는 밤 8시 36분 총리관저로 돌아왔다. 그리고 8시 39분부터 10분간 집무실에서 사쿠라다를 면담했다.  
 
총리 집무실에서 나온 사쿠라다는 기자들에게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피해 지역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 면목이 없다”고 했다.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의 경질’이라고 규정했다.
 
최초 실언으로부터 불과 2시간 만에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경질이었다. 이어 아베 총리는 기자들 앞에 직접 나서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사과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례적인 속도로 상황 정리에 나선 아베 총리에 대해 "위기감을 느꼈다”(마이니치 신문)고 분석했다. 
 
가깝게는 21일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멀리는 정권의 명운이 걸린 7월 참의원 선거를 아베 총리가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연호(레이와) 발표와 지폐 도안 변경 발표로 내각 지지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실언으로 인한 마이너스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총리에겐 제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 당시 각료들의 잇따른 불상사를 방치하다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고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난 경험이 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경질이라면 2시간 만에 빨리 정리하고 국민에게 깨끗하게 사과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아베 총리가 내린 셈이다.  
 
지난해 10월 올림픽담당상에 취임한 사쿠라다는 인터넷에 그의 ‘실언집’이 나돌 정도로 말실수가 잦았다.  
 
2020년 올림픽을 위해 정부가 직접 지출할 비용 ‘1500억엔(약 1조5000억원)’을 국회 답변에서 ‘1500엔(약 1만5000원)’으로 잘못 말했다. 역시 국회 답변에서 대지진 피해지역인 이시노마키(石卷)시를 '이시마키시'로 3번이나 잘못 불렀다. 수영 스타 이케에 리카코(池江璃花子)의 백혈병 투병 소식에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기대했는데) 정말 실망하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사이버 안전 담당 대신을 겸하고 있는 그가 국회에서 “직접 컴퓨터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