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단독] 주택 공시가격 소송전 번졌다

지난 14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부동산 공시가격의 적정성 논란이 형사고소로 번졌다.
 
한국감정원이 공시제도에 대해 쓴소리를 해온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감정원은 주택 공시가격 계산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학계는 "정당한 연구 활동을 탄압하는 것"이라며 반발한다.
 
11일 감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감정원 노동조합은 최근 대구 동부경찰서에 명예훼손 혐의로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를 고소했다. 
 
고소를 당한 정 교수는 그동안 공시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대표적인 학자다. 현재 아시아부동산학회 사무총장과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고소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정 교수가 정책토론회·학회·언론 인터뷰 등에서 "감정원의 공시가격 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감정평가사가 아닌 비전문가가 주축이 돼 문제가 많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감정원·감정원 직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문제로 지목된 정 교수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표준주택 가격을 산정할 때 감정평가사가 아닌 비전문가가 수행해서 오류가 많다" ▲"감정원의 실거래가 조사가 친인척 거래나 투기거래 여부를 구별하지 않아 부정확하고 조세정의를 왜곡시키는 데다 납세자의 권리를 침해한다" ▲"감정원이 산정가격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상태다" ▲"감정원의 공시가격 산정 기준이 구체적으로 안 나온 게 사실이고 복잡해서 납세자들이 뭐가 문제인지 알기 어렵다" 등이다. 
 
고소인을 대표하는 양홍석 감정원 노조위원장은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정 교수에게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이 없어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말했다.
 
감정원 사측과 어느 정도 연계됐느냐는 질문에 양 위원장은 "이번 소송은 조합 자체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소송비용은 조합비로 충당했다고 한다.
 
고소를 당한 정 교수는 "학자로서 전문분야의 연구를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정 교수 변호인은 "정 교수가 해온 발언들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데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감정원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없었고, 만에 하나 명예를 훼손했다손 치더라도 정 교수의 발언은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감정원의 조치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태욱 한국감정평가학회장(강남대 교수)은 "감정원은 학자의 비판을 위축시키기 위하여 학술적 연구 결과에 시비를 거는 것"이라며 "공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며 "사건을 정 교수의 주거지와 가까운 제주 경찰로 보낼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