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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교통돋보기] 애매모호한 자전거 우선도로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길을 가다 보면 도로 위에 쓰인 ‘자전거 우선도로’란 표시를 종종 보게 된다. 사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익숙하지만, 자전거 우선도로는 낯설다. 이 도로는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나와 있다. 1995년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제정된 법이다. 당시 자전거 관련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또는 자동차 겸용 도로 정도만 적혀 있었다. 그러다 2009년 말 도로 위에 만드는 ‘자전거 전용차로’가 등장했다. 이런 자전거 도로들은 그 개념이 비교적 명확하다.
 
그런데 2014년 자전거 우선도로라는 생소한 단어가 법에 포함됐다. ‘자동차의 통행량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보다 적은 도로의 일부 구간 및 차로를 정하여 자전거와 다른 차가 상호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도로에 노면표시로 설치한 자전거도로’라는 설명이다. 시행령에선 일일 통행량이 2000대 미만인 도로에 설치하되 ▶자전거도로가 끊어지는 걸 막거나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특별히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비교적 한산한 도로뿐 아니라 혼잡하기로 유명한 서울시청 부근 도로, 이대 입구 주변 도로 등에서도 자전거 우선도로 표시를 볼 수 있는 이유다. 취지는 좋다. 그런데 이 도로에서 자전거 이용자와 자동차 운전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가 애매모호하다.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이나 시행령 어디를 찾아봐도 관련 조항이 없다.
 
도로교통법에도 ‘자동차 등의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전거 운전자에 주의하여야 하며, 그 옆을 지날 때는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를 확보하여야 한다’고만 적혀있다. 일반적인 주의 사항일 뿐이다. 어떻게 활용하고 뭘 유념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한 도로인 셈이다. 표시는 있지만 정작 이 도로를 이용하는 자전거가 눈에 많이 안 띄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낯설고, 불분명하고, 그래서 위험하기 때문이다.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맞춤형 정책이 아쉽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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