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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추경 7조원 안 넘어…미세먼지·경기 하방대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윤곽이 드러났다. 6조원+α 규모로, 남는 세수에 적자 국채를 발행해, 미세먼지 대책과 경기 부양에 쓰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미세먼지 대응과 국민 안전, 경기 하방 리스크 선제 대응과 민생 지원 측면에서 추경 편성을 진행 중”이라며 “7조원을 넘지 않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추경 규모는 상한선을 '7조원'으로 제시한 만큼 6조원+α가 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보다는 줄었다. 앞서 IMF는 지난달 한국 정부와 연례 협의에서 “경제성장률 목표(2.6∼2.7%)를 달성하려면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약 9조원) 추경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경엔 미세먼지 대책뿐 아니라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일자리 대책,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혁신성장 대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 대책엔 수송·생활·산업 측면에서 배출원 별로 미세먼지를 대폭 감축하도록 지원하고 연구개발(R&D) 투자, 공기청정기를 지원하는 예산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부진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서민 일자리를 지원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강원도 산불 관련해 산불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부분에서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나라 재정이 튼튼한 만큼 정부 입장에선 예산을 풀어 경기를 띄우는 추경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정책은 없을 것”이라며 “(추경을) 안 하면 모르지만, 기왕 한다면 ‘확장 재정’ 효과를 극대화하는 취지에서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 12월 470조원 규모 ‘슈퍼 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1분기도 지나기 전 추경 검토에 들어간 것을 두고 ‘재정 중독(財政 中毒)’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추경을 편성하면 현 정부 들어서만 세 번 째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2017년 11조2000억원, 2018년 3조9000억원의 추경을 각각 편성했다. 1분기에 추경을 편성한 경우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1999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거셌던 2009년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명분’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발생, 경기침체ㆍ대량실업ㆍ남북관계 변화’ 같은 경우에 한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 추경은 여기 해당한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은 해묵은 논란거리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2~3% 저성장 시대에 0.1~0.2%포인트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도 의미가 크기 때문에 정부로선 추경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예산안 잉크도 마르기 전인 1분기에 추경 카드를 꺼낸다면 지지율 반등과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돈 풀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원 마련도 논란거리다.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서다. 정부는 통상 세계 잉여금(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 한국은행 잉여금, 기금 여유자금, 특별회계 재원, 국채 발행 등 수단을 동원해 추경 재원을 마련한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세수 불황’이 예측된다. 세계 잉여금 중 추경에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은 1000억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한은 잉여금도 6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졌다.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는 “세계 잉여금 규모가 크지 않아 특별회계 재원을 추경에 쓸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해서 추경을 편성한다는 원칙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나랏빚’인 적자 국채를 발행하면서까지 추경을 편성하는 데 국민 동의를 구했는지 묻고 싶다”며 “일자리 창출, 경제활력 제고 같은 사안은 정상적인 예산 편성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정도인데 나랏빚까지 내가면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담을 무릅쓰고 추경을 추진하는 건 곳곳에서 울리는 경기 부진 신호음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부는 경기 둔화 신호를 부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경기를 낙관했다. 윤창현 교수는 “경기를 낙관하면서 추경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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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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