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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헌재 결정’ 자사고 운명의 갈림길, 우선선발 가능할까

지난 달 25일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김철경 회장(대광고 교장)을 비롯한 22개 자사고 교장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5일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김철경 회장(대광고 교장)을 비롯한 22개 자사고 교장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존폐 위기에 놓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운명의 갈림길에 놓였다.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선고 결과에 따라 자사고 폐지 흐름이 빨라질 수도 있고, 반대로 급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헌재는 11일 자사고의 학생 우선선발을 금지한 교육부의 법령(초중등교육법시행령 80조 1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선고한다. 시행령은 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 등 특목고의 선발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12월로 규정해 놨다.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인 자사고 폐지 방침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2017년 12월 시행령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교육부는 자사고 폐지를 위한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1단계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모집 시기를 일원화 해 우수 학생 선점을 막는 것이다. 2단계에선 자사고 평가기준을 강화해 미달된 학교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 재지정을 놓고 자사고와 교육청이 줄다리기를 벌이는 현재가 여기에 해당된다. 3단계는 고교체제를 완전히 개편해 자사고 제도 자체를 폐기하는 것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사고 폐지 방침 발표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간 서열을 만드는 체제가 가중되다 보니 지금의 여러 가지 불만, 서열화가 이뤄졌다. 크게 잘못된 상황이다”며 "외고·자사고·국제고는 취지와 다르게 변질해왔고 이것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원래 자사고는 특목고와 함께 ‘전기고’로 분류돼 8~11월에 학생을 먼저 선발했다. ‘후기고’인 일반고는 이 학교들의 입시 일정이 끝난 뒤 12월에 학생을 선발했다. 이 때문에 자사고와 특목고가 우수학생을 미리 선점해 간다는 특혜 논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자사고 폐지를 공약했던 현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우선선발권을 없앴다.  
 
 그러나 자사고 측은 지난해 2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과 학교법인의 학생선발권 등 사학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교육청이 발표한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결국 올해 입학한 지난해 자사고 지원자들은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입시를 치렀다.  
지난해 12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자사고 측이 청구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0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자사고 측이 청구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0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 공개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헌재가 이날 ‘합헌’을 결정하면 자사고와 일반고의 동시선발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경우 자사고 폐지 흐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헌재의 결정이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이 교육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자사고 폐지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학교 중에도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위헌’ 결정이 날 경우 자사고는 다시 우선 선발권을 갖게 돼 현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제동이 걸린다. 특히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대립 중인 서울교육청과 서울지역 자사고 사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대광고 교장)은 “위헌 결정이 나면 올해부터 자사고가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자사고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헌재 결정과는 무관하게 자사고 폐지 정책이 계속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사고 교장은 “위헌 결정이 나도 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어떤 식으로든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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