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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아닌 고3부터···뭔가 수상한 고교 무상교육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고교 무상교육 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뉴스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협의회에서 고교 무상교육 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뉴스1]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고교 무상교육이 올해 2학기부터 실시된다. 올해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 고2까지 확대하고 2021년에 전 학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2024년까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이 너무 급하게 추진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우선 적용 대상이 저소득층이나 농어촌 등이 아닌 고3부터인 이유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학교 무상교육 20년 걸렸는데 고교는 3년만에
 앞서 중학교 무상교육은 전면 실시되기까지 20년간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1985년 도서 벽지(섬이나 외진 곳)에 중학교 무상교육이 처음 도입됐고 1994년에는 읍·면 지역으로, 2005년에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무상교육을 먼저 적용하는 기준이 '지역'이었던 셈이다.
 
 이는 사회적·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우선 지원하도록 한 '도서벽지교육진흥법'에 근거를 둔 조치였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는 도서 벽지의 의무교육을 진흥하기 위해 교육시설 확보나 교과서 무상 공급 등의 비용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런데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은 지역이나 환경이 아닌 학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다. 교육부도 학년에 따라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국정과제인 고교 무상교육을 2021년까지 3년 안에 실시하기 위해서는 학년별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소득이나 지역에 따라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저소득층이나 농어촌은 여러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는 데다가 과거와 달리 농어촌 지역은 학생 수가 적어 혜택을 받을 학생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기 내 완성 치중, 총선용 선심 정책 비판도
 정부가 학년별로, 특히 고3부터 혜택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에 동의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현 고3이 내년 총선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대통령 임기 내에 고교 무상교육을 완성하기 위해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무상교육은 찬성하지만 매년 2조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한 거대 사업인 만큼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관건”이라며 “중학교 무상교육 확대에 20년이 걸렸는데 고교 무상교육도 임기 내 완성에 치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기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교육부는 향후 재정마련 방안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없다. 이주희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장은 “2024년까지 5년간은 무상교육에 필요한 실소요금액을 국고에서 지원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그때 가서 방안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무상교육 예산을 교육청이 부담케 하면 학교 기본운영비가 감축돼 교육의 질이 피부에 와닿게 저하될 것”이라며 “고교 무상교육 생색은 국가가 내고 부담은 유초중학교 학생이 져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도 9일 논평을 내고 “정부와 교육청이 절반씩 재원을 분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1조원에 육박하는 재원이 교육청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과거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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