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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경찰 오죽 못미더우면···내부고발자 "구속해달라"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불법 대부업체 중간책인 A씨는 경찰이 현장에 체포영장을 두고 온 사실을 지난 8일 언론에 폭로했다. A씨는 자신이 몸담은 대부업체의 불법 혐의를 경찰에 제보한 내부 고발자이기도 하다. 2년 전부터 대부업체 총책과 갈등을 겪어온 A씨는 구속될 각오로 불법 사실을 경찰에 제보했다. 하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경찰이 체포영장을 현장에 두고 오는 바람에 신변이 노출된 A씨는 얼빠진 경찰의 행보를 언론에 폭로했다. 
 

[사건추적]
대부업체 불법 내부고발자 신분 드러나 신변 위협느껴
'차라리 구속시켜 달라'며 보호 요청 했으나 영장 기각
얼빠진 경찰 폭로하면 사회적 관심끌며 구속될 거라 판단
경찰 “실수 인정…고발자 포함해 일당 2명 구속영장 재신청”

경찰에 협조적이던 A씨가 신분을 노출하며 경찰 실수를 폭로한 이유가 뭘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10일 “제보 사실이 들통난 A씨가 구속되기 위해 언론에 경찰 실수를 폭로했다”며 “세간의 관심을 끌어야 검찰이 자신과 일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데다, 죗값을 치러야 대부업체 총책과의 갈등을 털어낼 수 있다고 판단해 구속을 원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에서 대부업체 중간책으로 활동하던 A씨는 2017년부터 대부업체 총책과 갈등을 겪어 왔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지난 3월 대부업체 불법 행위를 부산 남부경찰서에 제보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벌였고 지난달 27일 대부업체 일당이 있는 경기도 한 아파트를 급습했다.  
 
경찰은 A씨와 일당 6명을 긴급 체포해 지난 3월 28일 자정쯤 부산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경찰 수사관 중 한 명이 압수수색·체포 영장을 현장에 두고 온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당황한 수사관은 체포되지 않은 대부업체 일당에게 전화를 걸어 ‘고속버스 특송으로 영장 서류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일당은 영장 내용을 사진으로 모두 찍어 조직원들과 공유한 뒤 서류를 보내줬다.  
 
경찰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이렇게 덮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달 3월 29일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당 6명과 함께 풀려난 A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A씨는 담당 경찰에게 찾아가 ‘차라리 구속시켜 달라’며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 1일 담당 검사를 찾아가 ‘A씨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고, 일당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기각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세간의 관심이 쏠리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판단한 A씨는 경찰이 현장에 체포영장을 흘린 것도 모자라 일당에게 서류를 보내달라고 한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다. A씨는“검찰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아서 언론에 제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맡은 부산 남부경찰서는 10일 A씨와 대부업체 총책 B씨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나머지 일당 11명은 불구속기소 할 예정이다.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영장 서류를 현장에 두고 온 실수를 인정한다”며 “수사 완료 후 영장을 분실한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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