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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굽었거나 아가미 없거나…한강하구 기형 물고기 급증

한강하구 일대에서 33년째 조업 중인 어부 김홍석(61)씨는 연간 어획고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봄철 성어기를 맞았지만 요즘 일손을 놓다시피 했다. 김씨는 “붕어·잉어·숭어 등 물고기 10마리를 잡으면 등이 굽었거나 아가미가 없거나, 눈이 튀어나오는 등 기형 물고기가 1∼2마리 발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쯤부터 이런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엔 이상증세를 보이는 물고기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에서 잡힌 끈벌레를 어민이 들어보이고 있다. [전익진 기자]

4일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에서 잡힌 끈벌레를 어민이 들어보이고 있다. [전익진 기자]

김씨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가 한강 물길을 가로막고 있어 물길이 정체되는 행주대교에서 김포대교 사이(2.5㎞) 구간에서 집중되고 있다. 이 구간에 위치한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하수처리장은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봄철이면 이 지역에 대량 출몰하는 실뱀장어의 천적인 끈벌레가 올해도 다시 출몰하자 그는 20년 동안 해오던 실뱀장어 조업을 포기했다.
 
경기도 고양시 행주동 한강하구 일대의 한강 수중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형 물고기가 잇따라 잡히고, 신종 유해 생물인 끈벌레가 봄철이면 기승을 부리면서 실뱀장어를 폐사시키고 있어서다.  
 
7일 잡힌 등 굽은 물고기를 어민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행주어촌계]

7일 잡힌 등 굽은 물고기를 어민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행주어촌계]

심화식(64) 한강 살리기 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은 “등 굽은 물고기 등 기형 물고기와 끈벌레가 잇따라 출몰하는 것은 행주대교 상류 2∼3㎞ 지점에 있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난지물재생센터와 서남물재생센터에서 한강에 배출하는 방류수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고양시의 의뢰를 받아 인하대 산학협력단이 가양대교부터 고양시 송포동 한강 하류 15㎞ 구간에서 실시한 ‘한강 수질과 끈벌레류 발생 원인 규명과 실뱀장어 폐사 원인 등 어업피해영향조사’ 용역 조사 보고서에도 이런 문제점이 지적돼 있다. 보고서에는 서울시 하수처리장 방류수와 행주대교 인근에서 잡은 붕어에서 합성 머스크 화합물인 ‘머스크 케톤(화장품 및 화학 위생용품 성분)’이 검출된 점에서 행주 지역의 어획량 감소와 수생생태계 영향으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를 간접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
 
심화식 위원장은 “머스크 케톤 성분은 물고기가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조직이나 기관의 손상, 기형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유럽과 일본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라고 말했다. 박찬수(60) 전 행주어촌계장은 “수년째 봄이면 끈벌레가 한강하구 생태계를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봄철 실뱀장어 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올봄의 경우 33명 어부 가운데 20명이 실뱀장어 조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시 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한 물로 인해 기형 물고기와 끈벌레가 출현했다는 어민들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근거가 없고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김태환 서울시 물재생시설팀 주무관은 “현재 이곳에서 방류 중인 하수의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 10ppm 이내로 매우 깨끗하게 정화된 상태”라면서 “기형 물고기와 끈벌레 발생 원인으로 하수처리장을 꼽는 것은 단순히 심정적인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 온난화로 인한 생태 환경 변화”라며 “행주대교 인근뿐 아니라 전체 하천에서 기형 물고기와 끈벌레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환경부에서 종합적으로 연구·분석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양=전익진·박형수 기자 ijjeon@joongang.co.kr
 
◇알려왔습니다 : 서울시는 기사가 보도된 후 암모니아 농도보다 BOD 농도가 더 정확한 기준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해당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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