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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월 26만원, 국민연금 합쳐도 65만원 ‘노후 깜깜’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는 한 달 평균 26만원을 연금으로 받았다. 국민연금으로 받는 돈을 합쳐도 월 65만원에 그쳤다.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모두 받는 사람이라도 다른 소득이 없다면 노후 생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후난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의 연금 수령액은 총 2조6384억원으로 전년보다 24%(5091억원) 늘었다. 계약당 연금 수령액으로 따지면 연간 308만원으로 1년 전보다 9만6000원 증가에 그쳤다. 한 달 평균으로는 약 8000원이 늘었다는 얘기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 9월 기준 국민연금의 월평균 수령액은 39만8049원이었다. 평균적인 경우라면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을 합쳐도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1인 가구의 최소 노후생활비(2017년 기준 104만원)의 63%에 불과했다.
 
연금저축은 5년 이상 계좌에 돈을 넣은 뒤 55세 이후 연금으로 돌려받는 노후 대비용 금융상품이다. 젊어서 저축액이 많을수록 노후에 돌려받는 돈도 많아진다. 하지만 한 달 연금 수령액이 16만원 이하인 가입자(51%)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매달 100만원 넘게 연금을 받는 사람은 전체 가입자 중 40명에 한 명꼴(2.4%)이었다.
 
연금저축의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적립금이 늘어나는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연금저축 적립금은 전년보다 4.9% 늘어난 135조2000억원이었다. 2017년까지 9% 수준을 유지하던 적립금 증가율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연금저축 가입자는 56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0.4%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체국 공제보험 등을 제외한 연금저축의 해지 건수(31만2000건)가 처음으로 신규 계약 건수(30만7000건)를 넘어섰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권성훈 금감원 연금금융실 팀장은 “지난해 연금저축의 신규 계약은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며 “세제 혜택이 줄었고 은행에서 연금신탁의 판매가 중단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2017년까지 판매된 은행의 연금신탁 상품은 최소한 원금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더는 원금보장형 상품을 팔지 않는다. 대신 연금저축과 비슷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잔고는 지난해 말 1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연금저축 가입자의 연간 납입액은 400만원 이하가 90%를 차지했다.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한도(연봉 1억2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연간 400만원) 때문이다. 대부분의 근로자가 노후 대비보다는 연말정산 때 ‘용돈 만들기’에 만족한다고 분석한다. 연 소득 5500만원 이하는 연말정산에서 최대 66만원(납입액의 16.5%), 5500만원을 초과할 경우는 최대 52만8000원(납입액의 13.2%)을 돌려받는다.
 
연금저축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저조했다. 연금저축 상품은 크게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구분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1년 판매를 시작한 54개 연금상품의 지난 17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9~6.3%였다. 세제 혜택을 제외한 수익률에선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 연금저축 가입자의 87%는 수익률이 낮은 대신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보험과 은행 신탁에 노후자금을 맡기고 있다. 반면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실적배당형 연금저축펀드의 가입자는 9%에 불과했다.
 
김진영 은퇴자산관리연구소장(전 신한은행 신탁연금본부장)은 “금융사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금저축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후 준비를 위해선 공적연금뿐 아니라 개인형 연금상품도 중요하다”며 “이런 상품에 돈이 모일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은 “여윳돈이 있다면 납입 기간과 액수를 늘려야 나중에 돌려받는 돈이 많아진다”며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이려면 40대 초·중반까지는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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