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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폐 바꾼다…1만엔권 얼굴은 이토 히로부미 ‘절친’ 시부사와

위는 새 1만엔권 앞면. 아래는 1900년대 초 다이이치은행이 발행한 1엔권 지폐. 은행 설립자 시부사와의 초상이 담겼다. [사진 일본 재무성]

위는 새 1만엔권 앞면. 아래는 1900년대 초 다이이치은행이 발행한 1엔권 지폐. 은행 설립자 시부사와의 초상이 담겼다. [사진 일본 재무성]

일본이 다음달 부터 연호를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하는 것에 맞춰 지폐 디자인도 바꾼다. NHK는 9일 “아소 다로(麻生太郎) 재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신지폐 디자인과 교체안을 정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아소 재무상은 "새로운 지폐는 2024년 상반기부터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자본주의 아버지’로 불려
5000엔은 여성교육 선구자 쓰다

우선 지폐 앞면의 인물 초상화가 교체된다. 1만엔권의 경우 근대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에서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栄一)의 초상으로 바뀐다. 40년 만이다.  
 
시부사와는 다이이치국립은행(현 미즈호은행)설립자로, 과거 지폐에 그의 초상화가 사용된 적도 있다.  
 
에도 막부의 가신이었던 시부사와는 1867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서 유학한 뒤 귀국, 주식회사 제도를 일본에 이식했다. 다이이치은행 외에도 도쿄증권거래소·도쿄해상화재보험·오지제지 등 다수 기업을 세웠다.  
 
메이지(明治) 신정부에선 대장성 관료로도 근무했다. 대한제국 강제 병합에 나선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는 여성 교육 신장 운동을 함께하는 등 막역한 사이였다고 한다.
 
5000엔권은 지금처럼 계속 여성인물이 모델이다. 현재의 히구치 이치요우(樋口一葉)에서 일본 최초의 여성 유학생이자 여성교육 선구자인 쓰다 우메코(津田梅子)로 교체한다. 쓰다는 6세 때인 1871년, 메이지 정부의 구미시찰단인 이와쿠라(岩倉)사절단에 선발돼 도미했다. 미국 가정에서 성장한 뒤 귀국, 죠시에이가쿠쥬쿠(女子英学塾·현 쓰다쥬쿠대)를 설립하는 등 여성교육에 힘썼다.
 
1000엔권도 매독균을 발견한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 대신 페스트균 연구자이자 파상풍 치료법 개발자인 기타사토 시부사부로(北里柴三郎)로 초상 도안을 변경한다. 둘 다 세균학자다. ‘일본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는 1894년 홍콩에서 유행한 페스트의 원인균을 찾아냈다. 제1회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에도 올랐다.  
 
각 지폐의 뒷면 도안도 바뀐다. 1만엔권은 도쿄역, 5000엔권은 등나무 꽃(후지·藤), 1000엔권은 우키요에(浮世絵)의 대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작품 ‘후가쿠 36경’ 가운데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지폐 뒷면의 배경으로 쓰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표면상으론 지폐 디자인 변경 이유를 위조 방지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500엔 동전도 위조방지 신기술로 새로 주조해 2021년부터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연호는 시대의 상징이다. ‘쇼와(昭和) 시대풍’이나 ‘헤이세이 마지막’ 등 표현을 일상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지폐 디자인 변경은 새 연호 시작에 맞춘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분석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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