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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교생 흡연 80% 늘린 'USB 담배' 6월 한국 상륙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이르면 6월 국내에서 판매된다. USB형태의 전자 기기에 액상형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이르면 6월 국내에서 판매된다. USB형태의 전자 기기에 액상형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AP=연합뉴스]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를 달리는 ‘쥴(JUUL)’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교사·부모가 담배인지 몰라 퍼져”
WTO 제소 우려에 판매금지 못해

9일 기획재정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쥴랩스코리아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국내 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이르면 오는 6월 판매될 전망이다. 쥴은 2015년 미국에서 출시돼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70%를 돌파했다. USB 모양의 기기에 ‘포드’라는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액상 니코틴을 가열해 연기로 바꿔 흡입한다. 망고·혼합과일·민트·오이 등 다양한 향이 첨가돼 있다.
 
쥴은 미국에서 청소년 흡연율 급등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곤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정책과장은 “기존 흡연자가 일반 담배와 쥴을 중복 사용하면서 흡연량이 늘어날 위험이 크다. 미국처럼 청소년·비흡연자가 담배를 쉽게 접하는 통로가 될 것이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2018 전국 청년 흡연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자담배 흡연이 고등학교(10~12학년)에서 80%, 중학교(7~9학년)에서 50% 증가했다. 또 고등학생 5명 중 1명은 “현재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고교생이 2017년 200만명에서 지난해 360만명으로 치솟았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쥴’(위 사진)은 이르면 6월 국내에서 판매된다. USB형태의 전자 기기에 액상형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쥴’(위 사진)은 이르면 6월 국내에서 판매된다. USB형태의 전자 기기에 액상형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AP=연합뉴스]

CDC는 “전자담배를 피운다는 의미의 ‘베이핑(vaping)’, 쥴을 피운다는 뜻의 ‘쥴링(JUULing)’이란 단어가 10대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고 지적했다. 쥴의 포드 한 개에 일반 담배 한 갑(20개비)에 해당하는 니코틴이 들어있다. CDC는 “사람의 뇌는 25세까지 성장하는데 니코틴은 이를 가로막는다”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중에서 특히 쥴이 문제인 이유는 향 때문이다. 담배에 첨가된 향이 비흡연 청소년에게 거부감을 줄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쥴을 비롯한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가 10대 청소년에서 ‘전염병 수준’으로 번져 니코틴 중독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쥴은 USB 모양으로 작고 디자인이 언뜻 보기에 담배라 생각하기 어렵다. 일반 궐련담배나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연기·냄새가 적어 교실·화장실 등 금연구역에서 몰래 피우는 사례도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판 허가를 내주지 않을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자칫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할 수도 있다.
 
강력한 금연정책 덕분에 최근 10년 새 국내 청소년 흡연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다. 미국처럼 무방비 상태로 있으면 학생들이 위험해진다”고 지적한다. 이 센터장은 “2015년 쥴이 처음 퍼지게 된 게 교사나 학부모가 쥴이 담배란 걸 몰랐기 때문이다. 노트북 USB포트에 꽂아 충전하고 샤프심 통처럼 작아서 담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순식간에 퍼졌다”라고 경고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은 “쥴 같은 가향 전자담배는 청소년들을 쉽게 니코틴에 중독시킨다. 얼마나 해로운 물질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중독되게 만드는 것”이라며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나중에 일반 담배를 피우게 될 위험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쥴 출시를 앞두고 청소년 대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금연 대책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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