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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전공하는 학생도 AI 활용능력 갖춘 인재로 키운다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지식 전달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지식 전달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한 학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인문사회 전공자들끼리 스탠퍼드대의 무크(MOOC·온라인 공개 수업)로 인공지능(AI)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심화과정을 정규수업으로 개설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평소 AI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신 총장은 그 자리에서 소프트웨어대학 학장을 만나 강의 개설을 논의했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인문사회계열 대상 AI수업 개설
3년 전부터 전교생 SW교육 실시
대학서 개발한 기술로 5건 창업

이후 인문사회계열 학생을 위한 ‘인공지능응용1’ 강의가 개설됐다.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무크 활용 강의도 1년 앞당겨 시범 도입했다. 학생들이 스탠퍼드대의 AI 관련 온라인 강의를 들은 후 수업에 참여하면, 성균관대 교수들이 궁금한 점을 알려주고 학생들의 토론을 돕는 식이다. 신 총장은 “대학이 미래에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지식 전달자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길러주고,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총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대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변하지 않는 대학은 미래사회에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 메이저 대학 총장 중에 이공계 출신이 많은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 광복 이후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는 철학과 등 인문학 출신 총장이 많았다. 우리나라가 수출에 박차를 가하며 발전하던 시대에는 경제·경영학 출신이 대다수였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 이공계 총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
 
취임하면서 학생 성공·사회공헌 등을 강조했다.
“시대가 달라져도 바뀌지 않을 대학의 역할이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은 대학을 취업을 위한 통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 성공’은 단순히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또 교수들이 논문 한 편을 쓰더라도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달 학생성공센터를 열었는데.
“대학 내 여러 기관과 부서에 산재해 있는 학생·학습·취업 지원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아서 체계화했다. 사회가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 진학 후 미래를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취업지원센터와 달리 학생의 학업과 진로·교내활동·교환학생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진로와 적성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진로설계프로그램을 추천하고, 동문 멘토링도 연결해준다. 입시 스트레스로 대입 후 번아웃(탈진증후군)에 빠진 학생 대상 심리상담프로그램도 운영한다.”
 
SW교육도 선도적으로 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모든 학생이 ‘문제해결·알고리즘’ ‘컴퓨팅사고·SW코딩’ 과목을 필수 교양으로 듣고 있다. 예술계열까지 들어야 하므로 일부 학생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SW 지식 없이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는 기본적인 SW뿐 아니라 자신의 전공분야와 연계해 응용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유학(儒學) 전공자도 AI 활용 능력을 갖추게 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스탠퍼드대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에서는 이미 인문사회 전공자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 중이다. 유학 전공자들도 AI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 중이다. 인터넷 보급 후 20년 만에 누구나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처럼 미래에는 전공과 관계없이 AI를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외국어 능력과 함께 AI 활용 능력을 갖춰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전공 간 칸막이를 낮추려는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졸업 후에도 직업이 4~5번 바뀌는 시대가 됐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쉽게 익히고 응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창의융합 교육프로그램인 ‘C- SCHOOL’이 좋은 예다. 학생들이 학과·전공, 개인적인 배경과 경험이 다른 학생들과 한 팀을 이뤄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해보는 것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면서 자신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는 경험을 한다. ‘콘택트렌즈의 사용 시한을 알려주는 렌즈통’을 개발하거나 ‘휴대전화를 두고 외출하면 진동이 울리는 스마트문고리’를 개발하는 식이다. 학생들의 특허 출원도 50건이 넘는다. 또 올해 3월 데이터사이언스·인포매틱스 등의 글로벌 융합학부도 신설했다.”
 
대학에 오기 전 기업연구소에서 일했다. 산학협력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다.
"대학이 과거처럼 사회와 동떨어진 ‘상아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부·지역·기업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대학이 ‘기업가적 혁신’을 하는 게 필요하다.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고 창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스탠퍼드 국제연구소(SRI International)의 연구원을 영입해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 분야를 발굴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5건의 교원 창업이 이뤄졌다.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등 질병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 등이다.”
 
신동렬 총장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 미국 조지아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우중공업과 삼성데이터시스템(SDS)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1994년 성균관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산업계 경험이 풍부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꼽힌다. 정보통신대학장·지능시스템연구소장·성균융합원장 등을 역임했고, 2019년 1월 총장에 취임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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