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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자 이민 뒤 행복도 오르는데···남자는 되려 불행, 왜

이삼십대 여성의 행복도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군분투하는 젊은 여성들을 다룬 드라마 ‘청춘시대2’의 한 장면. [사진 JTBC]

이삼십대 여성의 행복도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군분투하는 젊은 여성들을 다룬 드라마 ‘청춘시대2’의 한 장면. [사진 JTBC]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행했던 이들은 이삼십대 여성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발간된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ABOUT H』(21세기북스)에서 수치로 증명된다. ‘82년생 김지영’들의 불행이 데이터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카카오 227만 데이터 분석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나와
여성은 60대 돼야 남성보다 ‘행복’
가부장적 위계질서 통계로 확인돼
“행복은 개인 아닌 사회문제” 입증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 같이가치 팀은 지난해 104만여 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안녕지수’를 분석했다. ‘안녕지수’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개발한 행복 측정치로, 현재 느끼는 만족감과 의미·스트레스 등을 종합해 나타낸 지표다. 조사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플랫폼 ‘마음날씨’에서 진행됐고, 데이터 누적 건수는 227만 건이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한국인의 행복 수준을 연령별, 성별, 요일별, 시간대별, 지역별로 나눠 세밀하게 분석했다”며 “대표적인 심리 지표인 성격, 자존감, 물질주의, 감사, 사회비교, 사회적 지지 등을 키워드로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 가장 불행한 이삼십대 여성=프로젝트 결과에 따르면 연령별 안녕지수는 10대 때 높았다가 20~30대 때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다. 특히 20~30대 여성의 행복은 전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최저점을 나타냈다. 이들은 삶의 만족도와 삶의 의미에서 최저점, 스트레스 지수에서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여자의 안녕지수가 남성을 앞지르는 건 60대 이후부터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역별 남녀의 행복도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실상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여성은 해외 거주하는 경우 행복도가 매우 높아진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해외 거주자의 행복도가 최하위로 드러났다. 최인철 교수는 “아마도 한국 남성이 해외로 이주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누리던 혜택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사라지는 형상을 경험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지지도(주변인으로부터 정서적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정도) 역시 해외에 거주하는 여성의 경우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주도를 뺀 모든 곳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사회적 지지를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적 지지도의 남녀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강원도다.
 
최은수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의 행복지수가 유독 낮다는 것은 이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만,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집단주의적인 위계질서, 가부장적인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 외로운 노년층=대한민국 국민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지지만 동시에 외로움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녕지수는 20~30대에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해 60대 이상에서 최고점을 찍는다. 60대 이상에선 불안·비교·스트레스 등 모든 부정적 심리가 줄어든다. 노년층의 행복도가 올라가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행복지수는 U자형 곡선을 나타낸다. 다만 과거엔 최저점을 40~50대가 찍었는데 최근엔 20~30대로 옮겨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지지도가 크게 낮아지는 것도 수치로 드러났다. 최종안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것”이라며 “외로움은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적이다. 정신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노년기 외로움을 해결할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행복도 양극화=우리나라는 빈부 격차뿐 아니라 행복도 역시 양극화가 심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안녕지수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5.18점으로 ‘보통’ 수준이다. 하지만 분포도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아프리카 국민의 평균 만족도 수준(4점 미만)의 삶의 만족도를 경험했다. 반면 응답자의 20% 정도는 북유럽 국민 못지않은 수준(8점 이상)의 높은 삶의 만족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철 교수는 “모두의 행복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약한 계층의 행복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행복의 전체 수치보다는 행복의 불평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불행한 요일은 월요일이 아닌 목요일로 나타났다. 목요일은 스트레스가 가장 높고 지루함·우울·불안도 최고에 달했다. 남녀 모두 가장 행복한 도시는 세종시로 나타났다. 최인철 교수는 “세종시가 1위인 이유는 계속해서 연구해봐야 한다”며 “국가별 행복 차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하고자 한다면 지역별 행복 차이도 유심히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는 국가적 이슈가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도 분석했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안녕지수가 평균보다 높았다. 9·13 부동산 대책 발표날과 2018년 수능 날에는 안녕지수가 하락했다. 최인철 교수는 “행복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개인의 일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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