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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줄 알고 공들였는데…어느 '제비족'의 헛발질

기자
정하임 사진 정하임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37)
콜라텍에 가고 싶어도 제비가 있다느니, 꽃뱀이 있다느니 항간에 떠도는 무서운 소리 때문에 못 가는 사람도 있다. 하기야 나도 춤 배우고 5년간을 콜라텍이 무서워서 얼씬하지 않았으니 나와 같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가 본 프로 제비는 60세 초반으로 체격은 큰 편이고 항상 단정한 양복 차림이었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사진 pixabay]

내가 본 프로 제비는 60세 초반으로 체격은 큰 편이고 항상 단정한 양복 차림이었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사진 pixabay]

 
내가 본 프로 제비 얘기다. 그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접근했다. 이 남성의 나이는 60세 초반으로 체격은 큰 편이고 항상 단정한 양복 차림이었다. 머리는 올 백으로 넘기고, 얼굴에서는 약간 끈적임이 보여 소위 ‘꾼’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자신을 보험회사 다니는 회사원이라고 소개하지만 출근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지인이 보험을 든다고 하면 보험 일을 하는 정도였다.
 
젊은 시절에는 대기업에 근무했다고 하나 정말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일단 믿기로 한다. 현재는 이혼하고 아들 한 명과 노모 셋이서 산다고 했다. 다행히 자식 농사는 잘 지어 아들이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타는 자동차가 과거에 만난 돈 많은 여성에게 선물 받은 거라고 자랑했다. 자동차 연식이 오래된 것을 보면, 그 여성을 만난 지 오래되었다는 증거다. 이 남성은 과거 돈을 대주던 여성이 생각나 다시 돈 많은 여성을 헌팅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는 중이었다.
 
남성은 자신의 목표인 돈 있어 보이는 여성 물색에 들어갔다. 콜라텍에 와서는 춤은 추지 않고 춤추는 여성을 물색하던 중 명품 옷을 입고 명품 시계를 찬 여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매일 이 여성을 바라보며 접근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렸다. 일일 파트너를 구할 때 부킹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고, 본인이 직접 조달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사람은 부킹에 의존하지만, 숫기가 좋은 사람은 본인이 직접 조달한다.
 
이 남성은 여성이 혼자 있는 기회를 이용해 일일 파트너를 신청했다. 남성은 원래 제비춤을 추니까 여성에게 춤을 맞춰 주었다. 원래 선수들은 여성에게 맞춤 춤을 제공한다. 여성 위주의 춤을 춰주는 것이다. 남성은 매일 정성을 다해 춤을 가르쳐 줬고, 매너 있는 이미지와 추근대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여성에게 음료수 한잔하자고 하지 않았다. 여성에게 관심이 없는 매너 좋은 신사 모습을 보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 남성은 여성이 혼자 있는 기회를 이용해 일일 파트너를 신청했다. 남성은 매일 정성을 다해 춤을 가르쳐 줬고, 여성에게 관심이 없는 매너 좋은 신사 모습을 보여줬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사진 pexels]

이 남성은 여성이 혼자 있는 기회를 이용해 일일 파트너를 신청했다. 남성은 매일 정성을 다해 춤을 가르쳐 줬고, 여성에게 관심이 없는 매너 좋은 신사 모습을 보여줬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사진 pexels]

 
이렇게 한 달을 춤만 지도하고 의도적으로 음료수 한잔하지 않았다. 계획된 행동이었다. 여자가 볼 때 참 매너가 깔끔하고 핸섬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방법이었다. 남성이 한 달을 참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한 달 후 처음으로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여성에 관한 인적사항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남편과 자식을 두고 혼자서 한국에 나왔다는 말에 상상력을 총동원해 대사관 부인일 거라는 상상했다. 객관적인 사고를 한다면 남편과 자식을 두고 혼자 나왔을 때 이혼한 게 아닌가 생각하는 게 당연지사인데, 대사관 부인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 눈에 콩 껍질이 씌었다. 여성이 명품 브랜드 옷에 명품 시계를 차고 있었고, 건물을 임대하는 돈 많은 친정엄마와 둘이서 동거한다는 인적사항을 알게 된 후로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남자는 돈이 없었지만, 데이트 비용을 혼자서 부담했다.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데이트 비용을 투자개념으로 생각했다. 경제형편이 여의치 않자 빚까지 내서 경제력 있는 남자로 보이기 위해 애썼다. 언제쯤 여성이 마음을 열어 돈을 쓸지 그날을 기다렸다.
 
그렇게 몇 달을 데이트해도 여성이 음료수 한 잔 사지 않고 식사비 한 번 내지 않자 남성은 지독한 여성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여성이 짠순이가 될수록 반드시 목표달성을 하고 말 거라는 오기가 들었다. 여성도 보통이 아니었다. 남성에게서 춤이나 공짜로 배우면 되지 남성에게 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고수의 여성 제비였다.
 
그는 파트너로 만나 1년이 되어가도 계획했던 돈이 나오지 않고 여성이 계속 짠순이 노릇을 하자 여성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교외에 함께 나간 뒤 온다고 하고는 도망을 왔다. 더는 기다리는 것에 한계를 느낀 남성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계획이 수포가 된 제비 남성에게 고수인 양아치 여성이 승리한 예다. 여성이 고수이기에 당하지 않은 경우이지 일반의 경우는 돈을 뜯길 수밖에 없는 남성의 수법이다.
 
정하임 콜라텍 코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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