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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숙청 뒤에 선 34세 이 남자, 밀러의 시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정책보좌관이 지난 2월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7일 트윗 해고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뒷자리에 앉아 있다.[AP=연합뉴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정책보좌관이 지난 2월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7일 트윗 해고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뒷자리에 앉아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트윗 경질’한 데 이어 8일 백악관 비밀경호국 국장을 교체했다. 미 대통령 경호를 책임진 비밀경호국(USSS)은 원래 재무부 소속이었다가 2003년부터 국토안보부 소속이다. 이번 국토부 지휘부 경질은 닐슨과 갈등 관계였던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정책보좌관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일을 밀러의 본능(Miller’s instinct)이라거나 밀러 시간(Miller time)이라고 부르며 "누가 이민정책에 권한을 갖고 있는지 보여줬다"고 전했다.
  

反이민정책 집행놓고 장관과 갈등,
닐슨이 국경폐쇄 주저하자 '칼' 빼
2017년 스티브 배넌 빈자리 차지,
불법 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 악명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밀러는 닐슨 장관과 이민정책 집행을 놓고 대통령 집무실과 각료회의장에서 매번 부딪혔다. 밀러는 닐슨을 국경 보안에 관대한 인사라고 비판하고 닐슨은 밀러를 자기중심적 미치광이로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두 사람이 충돌할 때면 전임 국토부 장관으로 닐슨 편에 섰던 존 켈리 전 비서실장은 지난해 말 백악관을 떠났다. 닐슨은 지난해 말 경질 위기를 한 차례 모면하기도 했다. 국경 장벽 건설 등이 부진해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국경에 접근한 아이들을 포함한 이민 행렬에 최루가스를 살포한 강경 조치를 취해 겨우 해고를 피했다.
 
하지만 최근 수 주 동안 상황이 다시 악화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멕시코 국경을 통한 이민 신청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이란 데 “남부 국경을 통한 모든 이민을 차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닐슨이 “합법 망명 신청을 거부하는 건 연방법률을 위반할 수 있다”며 집행을 주저하자 트럼프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한다. 닐슨이 눈 밖에 나자 대규모 인사안을 마련해 칼을 뺀 게 밀러였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닐슨의 해고는 행정부에서 밀러 권력의 강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민 강경파들을 배치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으로 2인자인 클레어 그래디 부장관을 제쳐놓고 케빈 맥컬리넌 세관 국경보호국(CBP) 국장을 지명하고, 지난주 이민 관세단속국(ICE) 국장의 지명을 철회한 것 모두 앞으로 국토안보부 재편의 예고편이란 의미다. 이날 경질된 랜돌프 앨스 경호국장도 CBP 국장 출신으로 닐슨의 우군으로 분류된 인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아시아순방 도중 에어포스원에서 백악관 측근들과 찍은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사진. 롭 포터 전 보좌관(뒷줄 첫째)과 호프 힉스 공보국장(넷째)은 떠나고,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둘째), 밀러 보좌관(셋째), 댄 스캐비노 소셜미디어 보좌관만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아시아순방 도중 에어포스원에서 백악관 측근들과 찍은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사진. 롭 포터 전 보좌관(뒷줄 첫째)과 호프 힉스 공보국장(넷째)은 떠나고,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둘째), 밀러 보좌관(셋째), 댄 스캐비노 소셜미디어 보좌관만 남았다.

 
밀러 보좌관이 실세로 부상한 건 2017년 8월부터다. '미국 우선주의'의 기획자인 스티브 배넌 최고 전략가가 이방카 부부와 알력 끝에 백악관을 떠난 뒤 그를 대신해 우파 이념을 상징하는 반이민 정책을 주도한 게 밀러였다. 배넌의 오른팔로 불렸지만 지금은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의 최측근이 됐다.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여행금지 명령, 무력분쟁·재난 국가 출신 수십만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 보호지위 중단, 논란이 된 불법 이민 구금자 부모·아동 격리 정책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한 것도 밀러의 입김이 작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밀러의 한 측근을 인용해 “밀러의 영향력의 비결은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이라며 “그는 언제나 ‘예스’라고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엔 법적 근거없이 국경 폐쇄를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서 닐슨의 후임이 무모한 조치를 실행할 부담을 안게 됐다는 점이다. 밀러 본인도 지난주 전문가 회의에서 "국경에서 이민 물결을 막을 아이디어가 고갈됐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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