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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세계 최초 농사꾼, 효율적 분업…알수록 대단한 개미

집 근처 공원을 거닐다 ‘개미 조심’ 경고판을 본 적 있나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한 공원에는 곳곳에 이 같은 경고문구가 붙어있습니다. 공원 땅 밑에 1000만 마리 규모로 추정되는 개미 초군체(supercolony)가 있기 때문이죠. 공원이 속한 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를 개발하려던 안양시는 지난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공원을 그대로 남기기로 했어요. 개미왕국의 생태적 가치가 인정받은 거죠. 개미들이 어떻게 왕국을 이루고, 거대한 사회로 발전시키는지 들여다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신민서(서울 장충초 5)·양윤서(대전 목양초 4) 학생기자, 자료=국립생태원
 
 
약 1억 년 전, 땅 위와 물 속, 하늘을 누비던 지구의 지배자는 공룡이었죠. 하지만 당시 공룡에 가려진 숨은 지배자가 있습니다. 바로 개미예요. 크기는 공룡과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지구상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1994년 9500여 종이었던 개미는 2007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1만2000종으로 늘어났어요. 개미학자들은 1만조 마리에 달하는 개미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죠. 또 툰드라·남극 등 아주 추운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육지에 분포합니다. 당장 학교 운동장이나 집 밖 공터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죠.  
흔한 곤충이지만 개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일지도 모릅니다. 이야기 속 개미는 부지런히 일하며 먹을 것을 저장하기 바쁜 모습인데요. 실제로도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을 찾은 신민서·양윤서 학생기자가 개미과학기지의 연구원으로 변신했죠. 황채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부 전임연구원이 두 신임 연구원과 함께 조사에 나섰습니다.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개미 연구에 기본이 되는 이론을 정립한 학자들을 알아봤죠. 생물의 진화를 설명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 외에는 낯선 이름들이었어요. 많은 학자들 가운데 개미 연구의 권위자 에드워드 윌슨이 베르트 휠도블러와 개미에 대해 쉽게 풀어낸 책 『개미 세계 여행』은 우리나라에도 번역·출간돼 있어요.  
개미는 꿀벌·말벌과 같은 벌목 곤충으로 개미과에 속합니다. 몸은 크게 머리·가슴·배로 나누고 한 쌍의 더듬이와 6개의 다리를 가졌어요. 머리에는 위쪽에 삼각형 모양으로 난 홑눈 3개와 겹눈 2개가 있죠. 우리가 흔히 개미 허리로 표현하는 부분은 배 부분에 속한 배자루마디로 개미과의 특징이기도 해요. 배자루마디의 모양과 개수, 형태 등은 개미를 분류하는 데 사용되죠.  
소중 개미연구단이 처음 만난 개미는 기가스왕개미입니다. 황 전임연구원은 “20~30mm정도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큰 개미로 꼽힌다”며 말벌만 하다고 소개했죠. 표본으로 봐도 민서·윤서 연구원의 손가락 두 마디 정도는 돼 보였어요. 민서 연구원은 “이렇게 큰 개미가 있는 줄 몰랐다”며 놀랐죠. 윤서 연구원은 “기가스왕개미처럼 크면 모르겠는데, 보통 개미는 작잖아요. 다리도 약해 보이는데 어떻게 땅을 파서 집을 짓나요?”라고 의문을 표시했어요. 황 전임연구원은 개미들의 머리 모형을 보여줬습니다.  
“개미는 다리로 땅을 파는 게 아니에요. 머리에 뻗어 나온 더듬이 아래로 큰 턱 보이죠. 이 턱으로 흙을 파서 밖으로 나릅니다. 개미의 턱은 먹이를 잡거나 해체하고, 적을 물리치는 데도 사용해요. 예를 들어 베짜기개미는 턱으로 나뭇잎을 잘라 집을 짓고요, 집게턱개미는 빠르게 턱을 닫아 먹이를 사냥하죠. 특히 군대개미는 거대한 갈고리 모양의 턱을 가졌는데, 무리를 지어 움직이며 자기보다 큰 곤충도 잡아먹어요.”
황채은(맨 왼쪽) 전임연구원이 양윤서(가운데)·신민서 학생기자에게 개미의 머리 모형을 놓고 큰 턱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채은(맨 왼쪽) 전임연구원이 양윤서(가운데)·신민서 학생기자에게 개미의 머리 모형을 놓고 큰 턱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큰 턱을 사용해 자신보다 100배 이상 무거운 곤충도 쓰러트리는 킬러개미를 살펴보던 윤서 연구원이 군대개미와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질문했어요. 황 전임연구원은 “싸움을 시켜본 적은 없다”며 “1대 1로 붙으면 킬러개미가 이길 것 같은데, 떼로 덤비면 군대개미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런 개미들은 어떻게 채집할까요. 핀셋·삽 등 다양한 도구를 얘기하던 소중 개미연구단에게 황 전임연구원은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도구를 보여줬어요. “개미처럼 작은 곤충은 하나씩 잡기 힘들어요. 삽으로 땅을 파서 개미집에 접근한 다음 흡충기를 사용해 한꺼번에 빨아들이죠.” 이렇게 전국에서 채집한 개미들은 수집실에 모여 살아요.
 
 
분업하는 개미들
한국홍가슴개미는 이름처럼 가슴이 불긋불긋해요. 다른 홍가슴개미는 배 쪽 한마디까지도 붉은색이기도 하는데 한국홍가슴개미는 딱 가슴 한마디만 붉죠. 강원도 평창에서 채집해 온 광택불개미를 본 민서 연구원이 “개미 몸에 진짜 윤기가 나요”라며 감탄했죠. 곰개미를 관찰하던 윤서 연구원은 “너무 빠르다”며 놀랐어요. 황 전임연구원은 “채집해 본 중 가장 빠른 개미”라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잘 보면 몸에 은회색의 털이 있다”고 덧붙였죠. 곰개미 집에서는 가끔 다른 종류의 개미를 발견할 수도 있는데요. 분개미는 결혼비행 후 직접 집을 짓기도 하지만 곰개미 군체에 기생하기도 하죠.
황 전임연구원은 “개인적으로 국내 개미 중 가장 예쁘게 생각하는 개미”라며 가시개미를 소개했어요. 나무 기둥이나 썩은 나무에 사는데, 몸에 가시 같은 돌기가 있어 가시개미라고 부르죠. 나무째로 채집해 키우는 중으로 1년 정도 됐다고 해요. 수집실 안에서도 번식할 때가 되면 공주개미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한참 관찰하던 민서 연구원이 한쪽에서 죽은 개미를 발견했습니다. 개미는 쓰레기나 시체를 한곳에 모아두는 습성이 있는데, 죽을 때가 되면 쓰레기장 일을 하다 거기서 죽는 경우도 있죠. 
먹이를 수집하고 있는 개미들. 충분히 수집·저장하면 활동이 줄어든다.

먹이를 수집하고 있는 개미들. 충분히 수집·저장하면 활동이 줄어든다.

“이런 부분은 개미의 사회성을 잘 보여줍니다. 갓 어른 개미가 됐을 땐 애벌레를 돌보는 보모 역할을 하고, 조금 더 커서 힘이 세지면 밖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고, 노쇠해지면 큰 턱도 닳고 힘도 없어져 쓰레기를 정리하거나 시체를 치우거나 하는 등 분업하죠.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쓰레기에서 세균이 번식하면 곤충도 병에 걸리거든요. 쓰레기 중엔 씨앗도 있어 식물 전파 효과도 있죠.”
“떼로 움직이는 게 징그럽기도 한데, 무리를 짓는 이유가 뭔가요?” 설명을 듣던 윤서 연구원이 묻자 “그래서 개미를 사회적 곤충이라고 한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단독으로 사는 생물도 많지만, 개미는 서로 협력하며 오래 번성하는 길을 택한 거죠. 예를 들어 혼자선 구할 수 없는 큰 먹이도 무리를 지으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알·애벌레 육아는 물론 굴을 파거나 집을 짓는 것, 적을 물리치는 것 역시 서로 도와가며 일을 분담하죠. 일개미 중 유독 덩치가 큰 개미 본 적 있죠? 이들은 적과 싸우는 병정개미예요.”
개미가 분업하는 건 일적인 부분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번식 또한 분업화했죠. 민서 연구원이 이어 그 부분을 언급했어요. “개미는 여왕개미와 수개미, 일개미로 분류되잖아요. 그럼 일하는 개미들은 모두 암개미인가요? 수개미의 정확한 역할도 궁금해요.” 개미 사회에선 여왕개미만 알을 낳습니다. 수개미는 짝짓기만을 위해 태어나고요. 공주개미와 수개미의 결혼비행 후, 수개미는 더 이상 살아남을 힘이 없어 땅에 떨어져 죽습니다. 조금 더 산다고 해도 먹이를 찾을 힘이 없어 죽게 돼요. 몇 년씩 사는 여왕개미나 일개미에 비하면 수명이 짧죠.
 
 
개미의 특이한 번식 체계
새로운 여왕개미는 새로운 왕국을 세울 곳을 정하면 쓸모가 없어진 날개를 뜯어 버리고 둥지를 팝니다. 혼자서는 수많은 알을 키울 수 없어 이를 도울 작은 일개미부터 낳아 길러요. 첫해가 지나 이들이 어른이 되면 여왕이 낳은 새로운 알들을 돌보고, 먹이를 찾아오게 되죠. 새 왕국의 기본이 잡히면 이후 여왕개미는 죽을 때까지 계속 알을 낳아 왕국의 규모를 키워 나가요. 왕국을 관리·보호하는 일은 일개미들이 나눠 맡죠. 일개미는 번식 능력이 없는 암개미예요.  
개미가 딸과 아들을 낳는 방법은 인간과 많이 다릅니다. 여왕개미가 수개미와 짝짓기를 해서 낳은 알은 전부 딸, 즉 암개미로 대부분은 일개미가 되죠. 이중 몇몇은 차세대 여왕을 노리는 공주개미가 되고요. 윤서 연구원이 일개미와 공주개미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묻자 황 전임연구원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일개미가 애벌레를 키울 때 공주개미가 될 만한 애벌레에게 영양도 많고 좋은 것을 먹인 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설명했어요.  
반면 수개미는 짝짓기와 상관없이 여왕개미 혼자 낳은 수정되지 않은 알에서 태어납니다. 암개미는 엄마·아빠의 유전자를 반씩 물려받는다면, 수개미는 엄마의 유전자만 절반을 물려받는 거예요. 유전자로 따져 보면 일개미가 번식을 포기한 이유가 보입니다. 일개미가 알을 낳을 경우 자신의 유전자의 50%만 남기게 되죠. 여왕개미가 알을 낳는 게 자신과 유전적 연관성이 75%로 더 높아 이익인 거예요.  
수집실에는 다른 개미도 살고 있습니다. 불개미는 채집하기는 쉬운 편인데, 좁은 곳에서는 키우기 어려운 개미예요. 적을 방어하기 위해 달려들어 개미산을 뿜는 특성 때문이죠. 개미산을 발사하면 향이 확 나는데, 자기들도 그 산에 취해서 죽기도 합니다. 윤서 연구원이 개미산이 뭐랑 비슷하냐고 물어봤습니다. “확 쏴요.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죠. 먹이를 줄 때도 가끔 뿜는데,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에요. 좋은 냄새는 아니죠.” 황 전임연구원은 이어 “개미산을 쓰기 때문에 솔잎 같은 거로 집을 지어요. 평소 공기가 잘 통하게 지상에 집을 지은 거예요. 겨울엔 땅속으로 들어가고요. 산에 가다가 마른 풀 같은 게 쌓여서 뭉쳐 있으면 아마 불개미가 살고 있을 거예요”라고 덧붙였죠.  
 
 
공생 관계와 천적
개미 이름을 살피던 민서 연구원이 ‘일본왕개미’라고 쓰인 이름표를 지적했어요. 황 전임연구원은 “일본인이 처음 발견해서 일본왕개미가 됐어요, 이름을 바꾸려고 노력 중이죠”라고 설명했어요. 일본왕개미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개미 중에 가장 큰 개미로 학교 운동장이나 정원·공원·산·풀밭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죠. 일개미는 3월~10월 말까지 볼 수 있으며 주로 낮에 활동하고 더운 여름에는 밤에도 활동해요. 집은 주로 돌 아래, 공터의 땅속에 지으며 간혹 썩은 나무에도 짓죠. 여왕개미 한 마리를 중심으로 한 집에 1000마리 이상의 개미들이 사는 군체도 발견됩니다. 경기도 안양 개미 초군체의 주인공도 일본왕개미죠.  
황채은(맨 왼쪽) 전임연구원이 소중 개미연구단에게 일본왕개미의 예를 들며 개미와 공생관계를 이루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채은(맨 왼쪽) 전임연구원이 소중 개미연구단에게 일본왕개미의 예를 들며 개미와 공생관계를 이루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왕개미는 담흑부전나비 애벌레와 공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왕개미는 나비 애벌레를 집으로 데려가 천적으로부터 보호하며 양육하고, 나비 애벌레는 분비샘에서 영양분을 내보내 개미에게 주죠. 이런 공생관계는 다른 개미들도 많이 합니다. 보통은 진딧물이 대상으로, 나무 수액을 빨아먹고 내보내는 배설물을 개미가 먹는 대신 무당벌레 같은 적들로부터 진딧물을 지켜주죠.  
이와 반대로 천적도 있습니다. 개미귀신이라고도 하는 명주잠자리 유충이에요. 번데기가 되기 전까지 모래밭에 깔때기 모양의 함정을 파고 속에서 개미 등 먹이를 기다리죠. 이 개미지옥에 개미가 빠지면 개미귀신은 삽처럼 생긴 평평한 머리로 개미에게 모래를 끼얹어요.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져 떨어지며 힘이 빠진 개미를 땅속으로 끌고 들어가 체액을 빨아먹고 함정 밖으로 던져버리죠. 개미귀신은 해변의 모래 언덕이나 강 근처 모래밭, 학교 운동장에도 살고 있어요.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명주잠자리 유충(맨 오른쪽)과 번데기(가운데 둥근 것), 성충의 모습.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명주잠자리 유충(맨 오른쪽)과 번데기(가운데 둥근 것), 성충의 모습.

개미의 적을 살피던 윤서 연구원이 개미들 사이에도 싸움이 나는지 궁금해했죠. 황 전임연구원은 “여왕개미가 다르면 싸우기도 하지만, 같은 집에서는 안 싸운다”며 “집 입구도 여러 개라 누군가 침입하면 그 길을 막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그럼 여왕개미를 죽이는 개미가 있나요? 여왕개미가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윤서 연구원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여왕개미가 죽으면 그 군체, 왕국도 끝이에요. 다들 방황하다 사라지죠. 하지만 홍가슴개미나 일본왕개미처럼 복수여왕제를 하는 개미들도 있어요. 말 그대로 여왕개미가 여러 마리인 거죠. 여왕이 여럿 협동하면 그만큼 빨리 왕국이 커지는 장점도 있고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 민서 연구원이 “진짜 흰색 개미네요”라며 흰개미를 가리키자 황 전임연구원은 “엄밀히 말해 개미는 아니에요”라고 설명했어요. 개미처럼 생긴데다, 개미처럼 사회적 행동을 해서 개미라고 부르지만 흰개미는 흰개밋과 곤충으로 오히려 바퀴벌레와 더 가까운 친척이죠. 고궁이나 절 등 문화재를 갉아먹은 뉴스를 봤다는 윤서 연구원에게 황 전임연구원은 “흰개미는 인간에게 해충이라고 불리지만 썩은 나무를 분해해서 자연의 순환을 도와요. 흰개미를 보며 해충의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죠.
 
 
농사짓는 개미
우리나라에서 채집한 개미 관찰을 마친 소중 개미연구단은 해외에서 온 개미를 만났습니다. 바로 잎꾼개미예요.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에 사는 잎꾼개미는 인간보다 5000만 년 먼저 버섯 농사를 시작해 농사를 발명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죠. 농사를 짓기 위해 일개미 역할도 세분화되어 있어요. 식물의 잎을 잘라 집에 가져오면 잘게 부숴 잎반죽을 만들고, 효소를 버무려 버섯을 키워 먹는데요. 가장 작은 일개미는 정원사로 유충을 돌보거나 버섯 농장에서 일하고, 소형 일개미는 파수꾼 역할을 맡아 잎을 옮기는 동료들을 보호하죠. 중형 일개미는 잎을 잘라 집으로 가져오고 대형 일개미는 병정개미로 침입자들을 막아요. 바쁘게 잎을 잘라 집으로 가져가는 개미들을 본 연구단의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잎꾼개미를 관찰하는 소중 개미연구단.

잎꾼개미를 관찰하는 소중 개미연구단.

“잎꾼개미는 가위개미라고도 해요. 잎꾼개미라는 이름은 초대 생태원장인 최재천 교수가 지은 겁니다. 나뭇잎을 지고 가서 잎꾼이라고 한 거죠. 농약을 뿌리지 않고 독이 없는 식물만 사용해서 생태원 내에서 직접 키우거나 공수하고 있어요. 지난겨울엔 사철나무를 줬고, 봄에는 찔레나 밤나무를 먹이로 주죠. 여기 잎꾼개미는 남미 코스타리카에서 직접 채집해서 데려온 겁니다. 한 마리도 탈출하면 안 돼서 이 안에서만 키울 수 있고, 검역 허가받은 사람만 작업할 수 있어요.”  
민서 연구원이 “살인개미라고 불린 붉은불개미처럼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인지”를 물었어요. 황 전임연구원은 “살인개미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설명했죠. “흔히 볼 수 있는 꿀벌도 물리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죠. 개미 자체가 위험한 것보다 외래종이 들어와 생태계 교란 등이 일어날 수 있어 문제가 되는 거예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윤서 연구원은 혹시 개미에 물려본 적 있는지 질문했죠. “잎꾼개미는 이파리를 가위처럼 슥슥 자르는데요. 칼에 베인 느낌이에요. 아마 국내 최초로 물려봤을 텐데, 피가 날 정도로 아파요. 병정개미는 한번 물면 놓질 않아 떼어내려고 해도 머리가 붙어있기도 해요. 보통 개미는 따끔한 정도죠.”  
버섯 농사를 짓기 위해 잎꾼개미는 식물의 잎을 잘라 집으로 운반한다.

버섯 농사를 짓기 위해 잎꾼개미는 식물의 잎을 잘라 집으로 운반한다.

줄지어 이파리를 나르는 개미들을 보던 민서 연구원이 이어 질문했습니다. “한 줄로 움직이는데, 먹이를 찾기 위해 갔던 길로 되돌아오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다니는 건가요?” “개미 행렬을 보다가 중간을 손으로 문질러 지우면 개미가 우왕좌왕하는 걸 볼 수 있죠. 앞서 간 개미가 뿌려놓은 냄새를 따라가기 때문이에요. 이 냄새 물질을 페로몬이라고 하죠. 방향을 잡는 데엔 태양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잎꾼개미가 키운 버섯을 본 민서·윤서 연구원은 생각과 다르다며 놀랐습니다. 우리가 먹는 버섯과 달리 성긴 그물망이 작고 촘촘하게 쌓인 모양새였거든요. 그 사이로 애벌레와 번데기도 볼 수 있었죠. “아까 공생관계를 설명했는데, 잎꾼개미도 버섯과 공생해요. 개미는 농장에 자란 버섯을 먹고, 여기에서 알이나 애벌레도 키워요. 버섯 또한 잎꾼개미가 키우지 않으면 살 수 없죠.”
지금까지 소중 개미연구단이 살펴본 개미의 특성은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기 전부터 이어져 온 겁니다. 개미학자 윌슨은 “인간이 없어지면 자연은 끄떡없고 오히려 치유될 것이지만, 개미가 사라지면 생태계에 큰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는데요. 개미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공생하기 위한 생태계의 한 축을 맡고 있죠.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개미는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4~6월이면 결혼비행에 나서는 공주개미들을 볼 수 있는데요. 한 마리의 여왕개미가 수천수만 마리가 사는 왕국을 키워내는 과정을 시작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참, 개미를 관찰할 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학생기자 취재 후기
평소에는 개미와 같은 곤충들이 혐오스럽게 느껴졌는데 개미의 이야기를 알아보며 그런 거부감이나 편견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버섯농사를 짓는다는 잎꾼개미가 인상 깊었는데요. 원래 이름은 가위개미로, 식물의 잎을 떼어내 옮기며 버섯을 키운다고 합니다. 사회성이 뛰어난 개미가 농사까지 짓는다니 놀랍고 신기했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왕개미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개미 중 가장 큰 개미인 일본왕개미는 일본사람이 최초로 발견했다고 하여 일본왕개미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개미가 일본왕개미로 불리다니 의아했죠. 다행히 명칭을 바꾸기 위한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하루빨리 적절한 이름으로 바뀌길 기대합니다.   
-신민서(서울 장충초 5) 학생기자
  
솔직히 여태껏 개미를 볼 때마다 “징그럽다, 개미는 왜 있는 걸까?”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국립생태원 취재를 하며 참으로 다양한 개미를 보고 ‘개미에게 귀여운 점도 있구나’라고 느꼈죠. 킬러개미·군대개미·집게턱개미·베짜기개미처럼 특이한 개미의 존재는 너무 놀라웠어요. 개미와 진딧물이 공생관계라는 사실과 개미귀신과 같은 개미의 천적이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도 신비로웠죠. 평소 개미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자세히 들여다본 적은 없었는데, 그 모든 개미들의 이름과 특징을 다 외우고 계시는 연구원님이 개미만큼이나 신기했어요. 이번 취재로 나도 몇 가지 개미들의 이름을 알게 되어 뿌듯했고, 앞으로도 개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양윤서(대전 목양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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