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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전투기 5분내 격추···공군 조종사 "화장실 간다" 매번 보고

지난 3일 8전투비행단에서 비상 출격 명령을 받고 격납고에 도착한 전투기 조종사가 출격 준비를 마친 전투기에 오르고 있다. [JTBC 영상캡처=박승영]

지난 3일 8전투비행단에서 비상 출격 명령을 받고 격납고에 도착한 전투기 조종사가 출격 준비를 마친 전투기에 오르고 있다. [JTBC 영상캡처=박승영]

 
“비상출격” “비상출격” 비상대기실(ALT)에 앉아 있던 전투기 조종사는 본능적으로 뛰쳐나갔다. 활주로 끝에서 굉음을 내며 출발한 전투기는 8초 만에 하늘로 이륙했다. 지난 3일 다녀온 공군 8전투비행단(8전비)은 휴전선과 불과 95㎞ 떨어진 최전방 공군 기지다.
 
원주에서 이륙한 전투기가 휴전선에 도착하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중부지역 강릉(동부)·수원(서부지역과 수도권) 공군기지에서도 언제라도 북한 전투기가 군사분계선에 근접하거나 침투할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선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는 24시간 깨어 있다. 한반도 공중에는 항시 초계비행으로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전투기가 떠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 출격한 전투기가 합류한다. 이날 전투기 조종사는 비상출격 명령이 떨어진 순간부터 8분 안에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에 올라 관제탑에 보고를 마쳤다.
 

지난 3일 8전투비행단에서 비상 출격 명령을 받은 FA-50 전투기가 긴급하게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군 제공]

지난 3일 8전투비행단에서 비상 출격 명령을 받은 FA-50 전투기가 긴급하게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군 제공]

  
최근엔 북한뿐 아니라 주변국 위협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오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임무를 맡을 전투비행단에 스크램블(Scrambleㆍ비상출격)을 명령한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수시로 KADIZ를 침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비상출격하는 경우가 잦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군용기는 빈번하게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한다. [뉴스1]

중국 군용기는 빈번하게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고,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한다. [뉴스1]

 
비상 출격 요구 시간은 전투기 기종과 임무 그리고 공군 부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남북한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경우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대기하며 출격시간을 더 단축하기도 한다. 불과 수 십초 만에 전투기가 이륙한다.
 
비상대기실에 365일 언제라도 바로 출격할 수 있는 전투기 조종사 여러 명이 머물고 있는 이유다. 전국 공군기지에는 당장 출격할 수 있는 전투기 수십 대가 대기하고 있다.
 
언제 출격 명령이 내려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대기실에서 수시로 작전 준비태세를 점검한다. 이들은 대기실을 벗어날 수 없고 식사도 배달온 음식을 받아 내부에서 해결한다.
 
화장실도 보고한 뒤 다녀와야 한다. 작은 틈도 허용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다. 조종사 비행복(G-슈트)과 각종 조종 장구를 착용하고 대기한다. 비상벨이 울리면 본능적으로 출구를 향해 몸을 던진다.
 
비상 출격 명령을 받은 전투기 조종사가 격납고를 향해 뛰쳐 나가고 있다. [JTBC 영상캡처=박승영]

비상 출격 명령을 받은 전투기 조종사가 격납고를 향해 뛰쳐 나가고 있다. [JTBC 영상캡처=박승영]

 
이런 엄중한 임무는 국산 전투기가 맡고 있다. 8전비에 배치된 항공기는 모두 국내에서 개발해 만들었다. 공군은 휴전선과 가까운 북부지역에는 비행 거리가 짧은 FA-50 전투기, 중부지역엔 더 멀리 비행하고 작전 능력이 뛰어난 F-15K· KF-16 전투기를 배치해두고 있다. 최근 한국에 도착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는 청주 기지에 배치된다.
 
FA-50 전투기는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길이 13.14m ▶날개폭 9.45m ▶높이 4.94m이며 ▶최대 속도 마하 1.5 ▶최대 체공시간은 2시간이다.
 
공중 요격과 지상 공격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다. AIM-9 공대공 유도탄을 무장해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AGM-65GㆍJDAMㆍKGGB 등 공대지 유도탄도 장착한다.
 
매버릭이라 불리는 AGM-65G는 적 전차나 벙커를 정확하게 파괴한다. GPS로 유도하는 합동직격탄 JDAM과 사거리 100㎞인 국산 활강유도폭탄 KGGB는 적 장사정포와 갱도를 파괴한다. 오차는 수 미터 이내로 매우 정밀하다.
  
FA-50 전투기는 적 항공기를 격추하는 공대공 임무을 수행하며, 정밀 유도 폭탄으로 지상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 [사진 공군 제공]

FA-50 전투기는 적 항공기를 격추하는 공대공 임무을 수행하며, 정밀 유도 폭탄으로 지상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다. [사진 공군 제공]

 
야간에도 완벽한 작전이 가능하다. 야간시각영상체계(NVIS : Night Vision Imaging System)를 갖춰 야간투시경(NVG : Night Vision Goggles)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밀 공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FA-50 전투기는 머리도 좋다. 고속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갖춰 전장 정보를 실시간(real time)에 공유한다. 또한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 Radar Warning Receiver)를 달아 적 공격을 감지한다. 레이더 및 열추적 미사일 추적을 따돌리는 전자방해책 투발장치(CMDS, Counter Measures Dispenser System)를 장착해 생존능력도 뛰어난 게 특징이다.
 
T-50 항공기 또다른 개량형인 T-50B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전용기로 만들어 졌다. 8전비 기지에는 특수비행 임무를 맡은 제53특수비행전단이 주둔하고 있다.
 
T-50 항공기 개량형인 T-50B를 전용기로 쓰는 대한민국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제53특수비행전대는 8전비 기지에 주둔하고 있다. [사진=뉴스1]

T-50 항공기 개량형인 T-50B를 전용기로 쓰는 대한민국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제53특수비행전대는 8전비 기지에 주둔하고 있다. [사진=뉴스1]

 
KA-1 항공기는 국산훈련기 KT-1을 개량해 근접항공지원(CAS·Close Air Support) 임무를 맡았다. 기관포와 로켓탄 등으로 무장해 제한된 지상 공격이 가능하다. 해군 함정 유도를 받아 야간 해상 침투를 저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비상대기실에서 만났던 FA-50 전투기 조종사 장현택 대위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수한 국산 전투기로 비행훈련을 받고 조국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KA-1 항공기는 지상 작전을 지원하는 근접 항공 지원(CAS) 뿐 아니라 해안으로 침투하는 적을 저지한다. [사진 공군 제공]

KA-1 항공기는 지상 작전을 지원하는 근접 항공 지원(CAS) 뿐 아니라 해안으로 침투하는 적을 저지한다. [사진 공군 제공]

 
전투기 조종사는 평소 더 뛰어난 전투능력을 갖추는 노력을 한다. 보통 하루에 한두 차례 출격하며 비행기술을 숙달하고 유지한다. 우리 공군과 미 공군은 전투기 조종사가 비행시간을 연간 150시간 이상 유지해야 전투 임무를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군 관계자는 “전투 출격 임무를 맡은 조종사는 한 달에 15~20일가량 비행하고 하루에 1~2시간 정도 비행한다”며 “연간 총 200~250시간 정도 비행하면서 전투 기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는 지상에서도 임무 능력을 키운다. 비행 시뮬레이터(Simulator)를 활용해 훈련한다. 비행절차를 숙달하고 악기상과 결함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비정상 상황에 대비한다.
 
기자도 직접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백두산 상공과 서울 하늘을 가상 비행했다. 조종석 주변을 둘러싼 화면이 급격히 바뀌자 어지럽기도 했다. 공간감각을 상실할 정도로 실제와 같다. 앞의 군 관계자는 “조종사는 평소 각자 주어진 임무(pre-ATO)에 따라 북한 지역의 공격목표 상공을 비행하며 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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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같은 훈련에는 모든 공군 장병들이 참여했다. 이날 8전비에는 화학탄 공격을 가정한 훈련도 했다. 북한군 전술을 분석하는 군 관계자는 "북한은 전쟁 초기 우리 공군 활주로에 생화학 무기 등 각종 대량살상무기를 쏘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화생방 공격 상황이 발생하자 장병들은 즉각 방독면을 착용하고, 오염된 지역을 제독하며 정상적인 임무 수행을 이어갔다. 공군 전투기는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원주=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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