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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단절 속 “나이 든 사람 정치적 영향력 지나쳐” 38%

[SPECIAL REPORT] 젊은 피는 왜 ‘여의도’ 못 가나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중장기 교육 정책 마련과 청년 취업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중장기 교육 정책 마련과 청년 취업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나이 든 사람의 정치적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에 한국인의 38%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29개국 중 8번째로 높은 수치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입소스가 지난해 8~9월 30개국 16~64세 2만7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미국은 22%(22위), 호주는 17%(29위), 서구 주요 7개국(G7) 평균은 25%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만큼 현실 정치에서 젊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능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30개국 16~64세 설문조사
‘노인 과다 대표’ 한국인 응답 많아
젊은이들 대변 못하는 현실 반영

젊은층 경쟁·불황 속 생존에만 관심
정치 지향 다른 기성세대와 소통 안 해

직장인 강모(27)씨는 “사회가 고령화되고 나이 든 사람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정치인들도 노인들 눈치를 더 많이 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기 쉽고 젊은층의 시각과도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나이 든 부모나 친척을 돌보는 것이 젊은이들의 의무’라는 데 동의하는 한국인의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29개국 중 초고령사회인 일본과 공동 28위로 최하위였다. 전 세계 평균 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른들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견해에도 40%가 동의해 사우디아라비아(26%)와 일본(32%)에 이어 27위를 기록했다. 나이 든 사람이 지금보다 더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한국인 열 명 중 네 명만 동의할 정도로 세대 단절과 갈등이 심각하다는 증표다.
 
반면 ‘노년에 대한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1%가 ‘그렇다’고 답해 29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노후 준비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연금 생활에 대비한 저축 ▶금연 ▶친밀한 교우 관계 등을 꼽았는데, 이를 실천에 옮길 만한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회 초년생 김모(30)씨는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굳이 노년을 준비해야 하느냐고 다들 생각한다”고 또래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한국인은 29개국 평균 57%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7%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자신의 나이 듦을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노인 부양을 선뜻 의무로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대학원생 유모(26)씨는 “아이 하나 키우기 힘들어 결혼도 미루는 판에 노인까지 부양하라고 하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김봉석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젊은층은 기성세대가 1980년대 고도성장의 수혜를 크게 입었으면서도 정작 후배 세대에게는 불안정한 사회경제 구조와 비민주적 정치 시스템을 남겨줬다는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15살 이상 나이 많은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국인은 12%만 ‘그렇다’고 답했다. 30개국(평균 45%) 중 꼴찌였다.
 
대학생 이모(25)씨는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풍토와 오랜 경제 불황 속에서 청년들은 대부분 각자 생존 외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일상의 관심사나 정치적 지향이 다른 기성세대와의 소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회사에서도 나이 많은 상관을 중심으로 하는 위계적 질서가 여전히 강고하지 않느냐”며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친구가 생길 환경도, 당사자 의지도 현실적으로 부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엔 세대 간 소통 부재를 넘어 노인 비하가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틀니를 딱딱거리는 벌레’라는 뜻의 ‘틀딱충’이 대표적 용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가르치려 들거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지키지 않는 노인을 비난하기 위해 사용된다. 대학생 이모(28)씨는 “젊은 정치인이 더 많이 정계에 진출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길 바라지만 한국의 정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며 “여야 정당도 지금처럼 나이 든 기성 정치인이 과다 대표되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세현 기자, 정미리 인턴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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